이 책 어때?

소설쓰기 길잡이_프리츠 게징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설왕은 2019. 11. 22. 19:00

이 책은 일반적인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 아니라 어떻게 소설을 쓰면 되는지 알려 주는 책입니다. 400쪽이 넘는 책에 저자가 소설 쓰기에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책의 분량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책을 좀 더 얇게 만들고자 했다면 설명과 더불어 여러 가지 예를 다룬 것의 내용을 줄였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소설 쓰는 법을 설명한 것도 이 책의 장점이지만 이 책의 제일 큰 장점은 정말 실제로 소설을 쓸 때 기억해야 할 주옥 같은 조언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래에 기억할만한 조언들을 죽 인용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 먹었던 것 중 하나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한 것입니다. 게징은 작가가 되기 위해 읽어야 할 책으로 하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 다른 하나는 성경을 들고 있습니다. (51-52) 저는 개인적으로 성경의 내용은 매우 친숙하고 많이 접해봤기 때문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렸을 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심각하고 진지하게 읽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었지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일어나는 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다음에 또 기억에 남는 내용이 소설을 쓸 때 '갈등을 끝까지 끌고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갈등은 중간에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결말에 이르기 전에 계속해서 더 그 깊이를 더해가야 한다는 저자의 조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계속 갈등을 고조시켜 나가는 것이죠. 

 

게징은 소설이 영화보다 위대하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영화는 카메라의 앵글이나 보여 주는 것에 제한이 있지만 소설은 무제한이라는 점입니다. 만약에 소설이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을 사용한다면 작가가 원하는 시점을 택하기만 하면 묘사가 가능하고 심지어는 각각의 인물의 내면까지도 비춰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죽 읽어나갈 수도 있지만 반복해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소설을 쓰다가도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습니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한두 꼭지씩 반복이 되더라도 계속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실용적인 조언들도 많이 있습니다. 제목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첫머리글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 대화는 어떤 식으로 써야 하는지 등등 글을 쓸 때 고민할만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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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저자의 조언을 직접 인용한 문장들입니다. 

 

움베르토 에코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강조했듯이, 글을 쓰는 것은 10퍼센트의 영감과 90퍼센트의 땀으로 이루어진다. 글쓰기는 1할의 비밀과 9할의 손수 쓰는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5-6)

 

보통 수준의 작가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게오르크 리히텐베르크의 말을 명심하라. "작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면서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을 지속적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평범한 작가는 오로지 모두가 말했을 것 같은 말만 한다." (97)

 

인간은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불만족에 대응한다. 종교적 체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든, 신화나 이야기 등을 고안해보는 것이든, 이 모든 행위 안에는 인간이 자기해석을 하려는 욕구가 담겨 있다. (102)

 

예측 가능하게 행동하는 인물들은 너무 평이하므로 소설의 핵심 인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독자를 당황하게 만들고 놀라게 하는 인물은 양면성이 있다. (111)

 

미국의 작가들은 생동감 있는 글쓰기를 위해 중요한 기본 원칙을 이렇게 표현한다. "Show, don't tell!" 말하지 말고 보여줘! (116)

 

"왕이 죽었고, 왕비가 죽었다."라는 문장은 단순히 사건을 차례대로 열거했을 뿐이다. 그러니까 일어난 행위만을 지시했을 따름이다." 왕이 죽었고, 왕지가 슬픔으로 인해 죽었다."라는 문장이 되어야 플롯이 되고 체계화된 스토리가 된다. (158)

 

복잡성의 원칙은 갈등이 점점 더 심각해지도록 요구한다. 갈등이 마침내 극단으로 치닫게 되어, 평화적인 해결은 불가능하고 큰 재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야 한다. (163)

 

갈들의 해결책은 갈등 안에 내포되어 있어야 하며, 외부에서 해결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해결책이 근거 없이 갑자기 등장하면 안 된다. (163)

 

1인칭 시점은 화자의 시각을 제한하지만 진실을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물론 단호한 고백까지도 할 수 있게 해 준다. 서술하는 '나'는 직접적이며 독자에게 신뢰성을 준다. (228)

 

스토리가 그다지 탄탄하지 않지만 대신에 언적으로 아주 뛰어나다면, 1인칭 화자를 선택하라.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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