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설교

[7분설교] 눈을 들어 산을 보십시오 그리고 올바른 길로 가십시오 그곳에 하나님의 그늘이 있습니다_시편 121

설왕은 2020. 3. 29. 10:00

안녕하세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기쁨이 여러분 안에 가득하기를 소원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꼭 박혀 있는 동안에 어느새 봄이 왔더라고요. 거리에 나무들은 2020년을 살아갈 새로운 잎을 내고 있고 벚꽃은 어느새 나무껍질을 뚫고 올라와 바람이 불면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봄을 느끼고 즐길 틈도 없이 날아가버릴 것 같아서요. 집에 틀어 박혀 있는 동안 봄바람과 함께 2020년의 봄은 우리 곁을 떠나갈 것 같습니다.

이 혼란과 어두움과 외로움이 언제 끝날까요? 누가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겠습니까? 시편 121편을 읽어 보겠습니다. 

( 121, 개정) [1]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2]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3]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4]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5]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6]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 [7]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8]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시인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시인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앞이 캄캄한 이 상황을 어떻게 뚫고 지나가야 할지 막막한 것 같습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사방이 꽉 막힌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시인은 오히려 눈을 들어서 멀리 바라봅니다. 산이 보입니다. 몇 천 년 전에도 있었던 산이 지금도 있고 또 몇 천 년 몇 만 년 후에도 있을 것 같은 산이 보입니다. 산을 바라보면서 시인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지으셨고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이 시인을 도와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말을 하죠.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분이야. 하나님은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으시는 분이야.” 시인이 이렇게 말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난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어. I can do it.”라고 말할 때가 있죠. 언제 그런 말을 하죠?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그런 말을 합니다. 시편 기자가 스스로에게 하나님은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으면서 너를 지키시는 분이야, 라고 말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졸거나 혹은 주무시는 것처럼 지금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것처럼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지금 당장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는 것처럼 느낍니다. 그러나 시편 기자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타이르고 있습니다. “멀리 보자. 멀리 보자.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분이야.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이 나를 지켜 주실 거야.” 저는 이번에 시편 121편을 읽으면서 5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5절을 읽어 보겠습니다. [5]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그런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이 그냥 그늘이 되어 주신다고 해도 되는데 왜 굳이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된다고 했을까요? 왼쪽에서는 그늘이 되어 주시지 않을까요? 꼭 오른쪽으로 가야 합니까? . 그렇습니다. 시편 기자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 놓여 있습니다. 사람이 위급한 상황이 오면 물불을 가리지 않기도 합니다. 자기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옳고 그름을 생각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편 기자는 오른쪽으로 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오른쪽으로 가자고 스스로에게 다독이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방향이 아니라 올바른 쪽을 의미합니다. 올바른 선택을 하면, 의로운 일을 하면 하나님께서 그늘이 되어 주실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다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멀리 떨어져서 또는 밀폐된 공간을 피하면서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일이 참 힘든 일입니다. 삶이 계속 힘들면 분노가 쌓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결국 분노를 쏟아부을 데를 찾기도 합니다. 주로 약한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죠. 많은 가정에서 아이들이 요새 엄마, 아빠에게 매우 혼나고 있을 것입니다. 분노가 쌓이면 사람이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습니다.

 

시편 기자처럼 우리의 눈을 듭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여기저기 산이 참 많이 보입니다. 산을 바라봅시다. 산은 참 묵묵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생명을 다해 하늘나라로 간 후에도 산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입니다.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한번 바라봅시다. 멀리 바라봅시다. 지금 당장은 지구가 멸망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혹은 답답해 환장할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상황은 곧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른쪽으로 가는 것입니다. 올바른 길,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로 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쉴 만한 그늘을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하나님의 그늘에 머무는 삶입니다. 세상에는 대단한 일을 하고자 욕심을 부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높이 올라가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머무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짓밟아야 하고 그 한순간의 환희를 위해서 수많은 시간을 희생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지 맙시다. 순간순간 하나님의 그늘에 머뭅시다. 우리 이웃들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친구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삶의 기쁨을 함께 나눕시다.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며 하나님의 그늘에 머무는 것으로 우리의 삶이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것보다 더한 행복이나 성공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그늘이 여러분과 저에게 참된 안식과 만족과 기쁨을 줄 것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혼란스럽고 무섭고 외로운 이 상황 속에서도 오른쪽에 계시는 하나님의 그늘 안에 머무는 여러분과 제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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