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 6

[신학노트] 혼돈의 카오스_존 호트 "과학과 종교, 상생의 길을 가다" 7장을 기반으로

* 존 호트가 쓴 "과학과 종교, 상생의 길을 가다" Science & Religion의 7장 내용을 기반으로 카오스의 신학적 의미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혼돈의 카오스'는 같은 단어의 반복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물론 혼돈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는 카오스이지만 과학에서 말하는 카오스는 좀 특별합니다. 단순한 무질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무질서 속에서 나타나는 질서를 발견하고 그것을 카오스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카오스는 무질서 같은 질서, 혹은 질서가 나타날지도 모르는 무질서를 의미합니다. 과학자들이 카오스 이론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이고 다른 하나는 혼돈 속에서 나타나는 질서입니다.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은 나..

신학자의 노트 2021.05.26

[R2021-5] 열정, 다시 갖고 싶다_산도르 마라이 "열정"

* 2021년 5월 30일 분당성화교회 청년부 독서 모임 다섯 번째 책으로 함께 읽었습니다. * Reading 2021-다섯 번째 책 산도르 마라이는 헝가리 사람입니다. 헝가리 출신 작가도 많을 텐데, 제가 알고 있는 헝가리 작가는 산도르 마라이가 유일합니다. 헝가리어로 쓰인 작품이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사람들이 읽게 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죠. 헝가리 소설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 가능성이 충분한 좋은 작품이라는 뜻입니다. 산도르 마라이는 1900년에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신문방송학을 공부했고 잡지와 신문에 기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파리에 머물면서 좋은 시를 헝가리어로 번역하는 일도 했습니다. 그의 선조는 독일 사람이었지만 19세기 헝가리 독립..

이 책 어때? 2021.05.22

인생도 열정도 진실도 건강에 해롭다_산도르 마라이 "열정"

* 2003년 12월 10일에 작성했던 서평 ** 나는 이토록 진지하게 글을 썼구나. ㅎㅎ 인생이란 어린 시절 읽던 동화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인생은 완전한 희극도 완전한 비극도 아니다. 그저 수많은 희극적 비극적 요소가 결합되어 이해하기 힘든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결말로도 '주인공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라는 결말로도 우리 삶의 여정을 매듭짓기는 쉽지 않다. 삶은 수많은 갈등과 문제의 연속이다. 문제의 성공적인 해결로 행복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처절한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도 혹은 더 큰 실패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성공도 실패도 아닌 갈등과 문제 자체로 우리 인생에 쌓여 있는 것들도 많이 있다. 한 마디로 인생은..

이 책 어때? 2021.05.20

[R2021-2] 괜찮다는 말이 참 괜찮네_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2021년 2월 28일 분당성화교회 청년부 독서 모임 두 번째 책으로 함께 읽었습니다. * Reading 2021-두 번째 책 * 첫 번째 책은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였습니다. 장영희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예쁜 에세이집이다. 잡지에 기고한 짧은 수필을 모아서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아주 전형적인 수필집이다. 어렵지 않게 쉬운 글로 쓰였고 심각하고 복잡하지 않아서 꼭꼭 씹어 먹을 필요 없이 가볍게 소화할 수 있는 책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강 샌드위치와 같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작가가 자신에 대해서 그다지 능력이 없는 것처럼 말을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장영희 교수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연구실적을 냈는지 잘은..

이 책 어때? 2021.05.12

반증주의란 무엇인가?_칼 포퍼

증거가 많으면 진리다? 20세기 초반에 칼 포퍼(1902-1994)는 반증주의라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포퍼는 반증주의를 통해서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려고 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반증주의는 반증을 할 수 있어야 과학이라는 것입니다. 반증주의는 검증주의, 또는 실증주의에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보통 어떤 이론은 그것의 증거가 있으면 그 증거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증거가 많을수록 그 이론의 신뢰도가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리고 이렇게 경험을 통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을 과학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포퍼는 이것에 대해 반대합니다. 아무리 증거가 많아도 명제나 이론을 믿을만하다고 판단하지 못할 수도 있고 이런 것을 과학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귀납 추론에는 오류가 있을 가능성..

철학하나 2021.05.04

[철학하나] 하이데거의 걱정Angst과 염려Sorge 구분

실존주의가 이해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존재 방식은 불안으로 대표될 수 있습니다. 하이데거는 “세상에-있는-존재” (Being-in-the-world)로서 인간의 기본적인 존재 방식을 걱정(Angst)이라고 단언합니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걱정은 두려움과 구별되는 말로 두려움은 두려움의 대상이 존재하는 반면에 걱정은 그 대상이 뚜렷하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귀신을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귀신을 걱정하지는 않죠. 하지만 우리나라 말로 걱정은 그 대상을 갖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시험을 걱정하거나 연로하신 부모님을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 사용에서 걱정의 대상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철학자가 쓰는 말은 원어 그대로 외워둘 필요가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걱정..

철학하나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