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밥! 주기도문을 ‘위대한 신에게 드리는 형식적이고 딱딱한 공동기도문’이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곳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는 주기도문의 네 번째 간구입니다. 초월적인 신과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밥’이 화제가 튀어나옵니다. 우리나라 말로 ‘양식’으로 점잖게 번역을 했지만, 영어로는 빵(bread)이고 헬라어 원문으로도 아르톤(ἄρτον)이라고 빵의 의미입니다. 마태복음 4장에 보면 예수가 사탄에게 시험받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 때 사탄이 예수에게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고 명령합니다. 이 때, ‘떡덩이’로 사용된 단어가 바로 아르톤(ἄρτον)입니다. 새번역에서는 이 부분을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말해 보아라”고 바꿨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