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9

[소설_그2] 박완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_맨밥과 같은 소설

박완서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박완서의 "그 시리즈" 세 권 중 두 번째 책입니다. 박완서의 자전소설은 모두 세 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그중에 첫 번째 책이 박완서의 유년 시절에서 시작하여 한국전쟁이 터져서 피난을 갈 때까지 경험을 담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이고 두 번째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역시 '그'로 시작합니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박완서가 한국 전쟁에서 겪은 일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책이 "그 남자네 집"입니다. "그 남자네 집"은 박완서의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후반부에 보면 그 남자 이야기가 조금 나옵니다. 저는 1권을 제일 먼저 읽었고 그다음 3권을 읽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2권을 ..

이 책 어때? 2021.10.01

여행이 모독이 될 수도 있다_박완서 "잃어버린 여행가방"

"잃어버린 여행가방"은 박완서 작가의 기행 산문집입니다. 책의 제목만 보면 여행에서 생긴 재밌는 에피소드를 묶어서 낸 가벼운 기행 산문집일 것 같은데요. 책의 내용은 가볍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가볍게 시작하기는 하는데 점점 무거워지고요. 종반부에 이르면 한 발 한 발 떼기가 버거울 정도입니다. 여행에서 생긴 일 중심이라기보다 작가의 생각이 중심인 기행문입니다. 이 책 속에 소개된 "잃어버린 여행가방"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는 제목 그대로 여행 중에 잃어버린 여행가방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더불어서 잃어버린 여행가방을 경매에 부쳐서 사람들에게 파는 항공사에 대한 이야기도 재밋거리로 첨가를 하고 있고요. 보통의 기행문이라면 여행가방을 잃어버려서 생긴 웃긴 일들, 혹은 황당한 일들이나 곤혹스..

이 책 어때? 2021.03.05

[소설_그3] 박완서 "그 남자네 집"_첫사랑 그 남자, 사랑은 했니?

책의 뒤표지에 "생애 마지막까지 직접 손보고, 다듬고, 매만진 아름다운 유작"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그 남자네 집"이 무엇이 그리 특별하기에 "그 남자네 집"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싶었을까, 하고 궁금했는데 책의 중반부를 넘어서야 그 남자가 소설의 화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렸습니다. 그 남자는 이 소설 속의 '나'의 첫사랑입니다. 안 그래도 나는 참 눈치가 없는 사람이구나, 하고 종종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네요. 박완서 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이것은 과연 소설인가, 수필인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작가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어서 박완서 작가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는데, 이 작품 속의 '나'는 제가 조금 알고 있던 박완서 작가에 ..

이 책 어때? 2021.02.01

[한국단편소설] 사람을 죽이는 냄새 or 사람을 살리는 냄새_박완서 <후남아, 밥 먹어라>

2020년 2월 25일 서울에는 비가 옵니다. 안 그래도 세상이 멈추어 버린 것 같은데 비까지 오네요. 코로나 19의 폭발적인 전염 사태로 인해서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마비된 것 같습니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고 누군가가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네요.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정말 위험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정지된 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코로나 19에 감염되는 것은 아주 두려운 일은 아닌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격리되어야 한다는 사실로 인해 슬플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돌아다니지 말아야 하는 이 현실이 참 별로네요. 정말 감옥이 따로 없습니다. 박완서 작가의 는 미국으로 시집간 한 여인의 일생과 그 여인이 한국에 방문해 아픈 엄마를 만나는 사건을 그린 단편 소설입니다. 소설의 초반..

한국단편소설 2020.02.25

[한국단편소설] 그 영감님 속옷에서는 쨍그렁 소리가 난다_박완서 "마흔아홉 살"

이 소설은 미스터리 추리 단편 소설 같습니다. 글에서 풀고 싶어 하는 수수께끼는 "그 여자(카타리나)는 시아버지의 속옷을 빨 때 왜 그렇게 꺼려하는가?"입니다. 시아버지의 속옷을 세탁기에 넣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겠으나 그렇다고 아주 꺼려할 만한 일도 아닐 텐데요. 게다가 그 여자는 성당에서 효부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홀로 된 할아버지들을 목욕시키는 봉사 활동도 합니다. 아무리 할아버지라도 여자가 남자의 알몸을 씻기는 것은 꺼려할 수 있는 일인데요. 그 여자는 전혀 그런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특별히 보통 다른 이들이 씻기기 꺼려하는 아랫도리를 이 여인이 도맡아서 할 정도로 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더 미스터리한 것이겠죠. 사람들이 모여서 그 이유에 대해서 토론을 해 볼 정..

한국단편소설 2020.02.15

[한국단편소설] 그리움은 축복이다_박완서 "그리움을 위하여"

요새 박완서 작가의 글을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처음 계기가 되었던 글은 "그 여자네 집"이었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시와 함께 암울한 시대 상황으로 인해 사랑을 이루지 못한 한 쌍의 남자와 여자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처연한 사랑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 여자네 집"에도 박완서 작가가 등장하는데 거기서는 등장해서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할 뿐 소설의 주인공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였습니다. 박완서의 기억력에 놀라면서 읽었죠. 물론 소설이니까 모든 것을 다 기억에 의존한 사실로 쓴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각색한 부분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만 그래도 대..

한국단편소설 2020.02.14

[한국단편소설] 박완서 "대범한 밥상"_흥미로운 제목에 낚였다, 하지만 낚이길 잘했네_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이 단편 소설이 담겨 있는 책을 찾았습니다. 도서관에서 한참을 찾아서 "대범한 밥상"을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친절한 복희 씨"라는 제목의 책에서 「대범한 밥상」을 발견했습니다. 밥상 얘기가 언제 나오나, 어떤 밥상이길래 대범한 밥상이라고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한 마음에 한 장 한 장을 넘겼죠. 제목으로 봤을 때 유쾌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밥상은 좋은 것이죠. 저는 밥상이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좋은 상 중에 하나라고 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범한 밥상이니 어떤 밥상일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대범한"이라는 형용사는 밥상과는 어울리는 않는 말입니다. 밥상과 어울리는 형용사는 고마운, 맛있는, 친절한, "소박한"과 같은 단어일 것입..

한국단편소설 2020.02.06

[소설_그1]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_일제 강점기부터 한국 전쟁까지 보통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 그래서 더 특별하다

소설과 담을 쌓고 지내던 저는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들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 책도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책은 여러 번 출간되어서 다른 표지를 가진 것들이 많은데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책 안에 삽화도 들어가 있고요. 표지 오른쪽 위에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제목만 듣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을 생각했습니다. 그 책과 제목이 비슷하다고 생각했고요. 미스터리 추리 소설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고요. 책을 조금 읽으면서 왜 이런 제목을 지었을까 궁금했습니다. 내용과 정말 별 상관이 없는 제목이라서요. #설왕은TV #박완서 #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 박완서 작가의 소설을 더 읽어 보고 싶어서 이 책은 일단 도서관에서..

이 책 어때? 2020.01.31

[한국단편소설] 박완서 "그 여자네 집"_세상에 사랑은 있는 거야

#아재소소4 # 아내에게 재밌는 소설을 소개합니다 #설왕은TV #박완서 #그여자네집 #세상에사랑은있는거야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아픈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시 들으면 들을 때마다 아픈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박완서 작가의 「그 여자네 집」을 읽으면서 이 소설이 제가 아는 그 아픈 이야기를 똑같이 반복해서 들려줄까 봐 겁이 났습니다.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여서 잊으면 안 되지만 역사를 잊으면 안 되지만 소설에서는 적어도 소설에서는 꼭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누군가는 기적 같이 살아날 수도 있고 위기를 피할 수도 있고 나쁜 놈들을 혼내 줄 수도 있잖아요. 꼭 그러기를 바라며 「그 여자네 집」을 읽었습니다. 박완서의 "그 여자네 집"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만득이와 곱단이의 사랑 이야기가 주..

한국단편소설 2019.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