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림 10

고갱, 황색의 그리스도 (1889)

후기 인상주의 프랑스 화가 고갱(1848-1903)의 "황색의 그리스도"(1889년작, 원제 Le Christ jaune )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을 좀더 쉬운 우리말로 바꾸면 "노란 그리스도"가 되겠네요. 재미있는 그림 제목입니다. 보통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그렸다면, '예수의 수난', '십자가에 달린 예수'와 같은 제목을 짓는 것이 보통일 텐데요. 색깔을 나타내는 형용사를 이용해 "노란 그리스도"라는 제목을 지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고갱에게는 이 노란 색깔이 이 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고갱이 같은 해 1889년에 그린 "녹색의 그리스도"라는 작품도 있습니다. 아래에 보이는 작품입니다. 위에 그림과 아래 그림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죠? "노란 그리스도"는 고통스러..

예수 그림 2019.03.06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거룩한 가족의 유월절(1856)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는 이 그림에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첨부했습니다. What shadow of Death the Boy's fair brow subdues.Who holds that blood wherewith the porch is stained? 소년의 넓은 이마는 어떤 죽음의 그림자를 제압하고 있습니까? 누가 피를 가지고 현관에 칠하고 있습니까? 이 장면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단순합니다. 이 장면은 예수의 십자가 죽음의 복선이죠. 유대인들은 유월절에 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이집트에서 탈출한 날을 기념하고 기억했습니다.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모세는 파라오에게 열 가지 재앙을 내렸죠. 마지막 재앙이 파라오의 장자와 이집트의 모든 장자, 가축의 처음 난 것이 죽임을 당하는 재앙이었습니다. 유..

예수 그림 2018.12.26

윌리엄 다이스, 1860년, The Woman of Samaria

뒷통수가 따가운 듯 머리를 긁적이는 예수. '나만 불편한가?' 그러나 예수의 불편함에는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그를 뒤에서 유심히 쳐다보며 다가오는 한 여자가 있었으니... 그녀도 심히 불편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녀는 사마리아 여인이었고 예수는 유대인이었다. 사마리아 사람과 유대 사람은 서로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사마리아인과 유대인 모두 같은 조상을 가진 같은 민족이나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이 이방인들과 피가 섞인 혼혈이라고 업신여기고 천민 취급했다. 그런 대우를 받는 사마리아인도 기분이 좋았을 리는 없다. 그래서 이들은 같은 조상을 가진 민족이었지만 서로를 적대시하였다. 서로를 투명인간취급하며 대놓고 무시하는 그런 관계였다. 그러나, 이렇게 가까이에서 두 사람만 있는데 서로 생까는 것이 마음이 편할 ..

예수 그림 2018.11.10

이반 크람스코이, 1872년, 황야의 그리스도

이반 크람스코이는 러시아 화가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초상화입니다. 그는 그림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적 상태를 드러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작품 "황야의 그리스도"는 비평가들로부터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이 성경을 왜곡하고 반종교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톨스토이는 자신이 본 예수 그림 중 최고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합니다. 이 그림에서 예수의 얼굴이 핼쑥하고 어둡습니다. 인류를 혹은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 혹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완수하려는 결단어린 표정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약간 넋이 나간 듯한 표정에 눈동자의 초점도 희미합니다. 고민하느라고 지친듯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예수의 표정만을 본다면 마치 배고픈 노숙자와 같은 얼굴입니다. ..

예수 그림 2018.10.31

레옹-어거스틴 레르미트, 1892년, Friend of the Humble (Supper at Emmaus)

엠마오에서의 저녁 식사를 묘사한 프랑스 작가 레옹-어거스틴의 작품이다.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나는 2015년 4월에 보스턴 미술관에 간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을 본 기억은 없다. 수많은 예수님 그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관심있게 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망아지 같은 두 아들 녀석을 데리고 미술관에 오랫동안 머무는 일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럴만도 했을 것이다. 이 그림에 나온 예수님은 우리가 알던 예수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분위기도 매우 익숙하다. 보통 유대인들의 검소한 식사 자리에서 눈을 들어 기도하시는 예수의 모습인 것 같다. 그러나, 작가가 제목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예수님의 평범한 저녁 식사 시간이 아니고 예수가 부활한 이후에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를..

예수 그림 2018.10.30

달리, 십자가 성요한의 그리스도 (1951)

십자가 성요한의 그리스도. 달리가 1951년도에 그린 작품이다. 작품을 그리는 데 걸리는 기간은 4개월 정도였다고 한다. 달리는 스페인 사람인데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에서 사서 그곳에서 전시되고 있다. 스페인에서 다시 사려고 하는데 스코틀랜드가 안 판다고 한다. 초현실주의 작가 달리가 예수를 그렸다는 사실이 좀 의외였다. 사실 우리에게 유명한 달리의 그림은 그가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짐작하기 어렵다. 그의 작품과 그의 삶은 그가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느낌을 팍팍 준다. 위에 십자가는 역삼각형 형태의 구도 안에 예수의 머리가 중앙을 차지하도록 되어 있다. 삼각형은 기독교의 삼위일체 하나님, 즉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의미하고 예수의 머리가 그 중심이 되는 원 형태의 구조는 영원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다...

예수 그림 2018.10.29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1498)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했습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로 뽑히는 다빈치 역시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아냈습니다. 잘 알려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에 예수의 표정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예수의 얼굴에 슬픔이 서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후의 만찬이 최후의 만찬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림 속의 단 한사람이 바로 예수였습니다. 그날의 만찬이 최후의 만찬이 될 것을 알았다면 제자들이 이렇게 소란을 피웠을까요? 다빈치는 이 그림을 완성하는데 5년이라는 시간을 들였습니다. 아마도 그림 안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의 이 장면은 예수가 "이 자리에 있는 사랑 중 한 명이 나를 배신할 것입니다."라..

예수 그림 2018.10.26

요하네스 베르메르,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에 계신 그리스도(1670년 경)

"진주 귀걸이 한 소녀"로 유명한 요하네스 베르메르(1632-1675, 네덜란드)의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스코틀랜드 미술관에 걸려 있고요. 꽤 사이즈가 큰 작품(158.50 x w 141.50 cm )입니다. 베르메르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베르메르에 대해 제대로 알려져 있는 사실이 별로 없습니다. 제일 유명한 작품은 "진주 귀걸이 한 소녀"이고 그 외의 작품은 얼마나 인정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위의 작품은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에 초대받아 오신 예수"라는 그림입니다. 저는 이 그림을 어느 철학자의 책 표지에서 처음 봤는데요. 베르메르가 들으면 실망하겠지만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강렬한 느낌도 없고 독특한 부분도..

예수 그림 2018.10.25

렘브란트, 예수의 얼굴 (1656-58)

1650년 경에 렘브란트(1606~1669)가 그린 "예수의 얼굴"이라는 작품입니다. 영어로는 "Head of Christ"라고 합니다.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예수의 머리"가 될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좀 어색하네요. 예수의 얼굴이라는 번역이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 이전의 예수를 그린 성화에서는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수의 머리 위에는 그의 신성을 나타내는 후광이 늘상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에 이르러서는 예수의 인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간 예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렘브란트의 "예수의 얼굴"은 실제 예수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던 그가 정말 담백하게 평범한 유대인 청년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아마, 이 그림을 처음 보시는..

예수 그림 2018.10.25

히에로니무스 보스, 십자가를 지고 가는 그리스도(1500년 경)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 (Hieronymus Bosch, 1450~1516 ?)가 그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Christ Carrying the Cross)"입니다. 보스는 자신의 작품에 그림을 그린 날짜를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는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 쯤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그림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보스가 그린 그림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보스의 그림은 20세기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수를 주제로 한 그림은 많지만, 예수의 얼굴에서 평범한 사람의 표정을 볼 수 있는 그림은 많지 않습니다. 예수는 과연 어떤 생각과 어떤 느낌을 가지고 십자가를 지고 갔을까요? 르네상스 이전의..

예수 그림 2018.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