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그림 5

고갱, 황색의 그리스도 (1889)

후기 인상주의 프랑스 화가 고갱(1848-1903)의 "황색의 그리스도"(1889년작, 원제 Le Christ jaune )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을 좀더 쉬운 우리말로 바꾸면 "노란 그리스도"가 되겠네요. 재미있는 그림 제목입니다. 보통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그렸다면, '예수의 수난', '십자가에 달린 예수'와 같은 제목을 짓는 것이 보통일 텐데요. 색깔을 나타내는 형용사를 이용해 "노란 그리스도"라는 제목을 지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고갱에게는 이 노란 색깔이 이 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고갱이 같은 해 1889년에 그린 "녹색의 그리스도"라는 작품도 있습니다. 아래에 보이는 작품입니다. 위에 그림과 아래 그림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죠? "노란 그리스도"는 고통스러..

예수 그림 2019.03.06

이반 크람스코이, 1872년, 황야의 그리스도

이반 크람스코이는 러시아 화가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초상화입니다. 그는 그림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적 상태를 드러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작품 "황야의 그리스도"는 비평가들로부터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이 성경을 왜곡하고 반종교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톨스토이는 자신이 본 예수 그림 중 최고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합니다. 이 그림에서 예수의 얼굴이 핼쑥하고 어둡습니다. 인류를 혹은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 혹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완수하려는 결단어린 표정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약간 넋이 나간 듯한 표정에 눈동자의 초점도 희미합니다. 고민하느라고 지친듯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예수의 표정만을 본다면 마치 배고픈 노숙자와 같은 얼굴입니다. ..

예수 그림 2018.10.31

레옹-어거스틴 레르미트, 1892년, Friend of the Humble (Supper at Emmaus)

엠마오에서의 저녁 식사를 묘사한 프랑스 작가 레옹-어거스틴의 작품이다.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나는 2015년 4월에 보스턴 미술관에 간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을 본 기억은 없다. 수많은 예수님 그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관심있게 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망아지 같은 두 아들 녀석을 데리고 미술관에 오랫동안 머무는 일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럴만도 했을 것이다. 이 그림에 나온 예수님은 우리가 알던 예수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분위기도 매우 익숙하다. 보통 유대인들의 검소한 식사 자리에서 눈을 들어 기도하시는 예수의 모습인 것 같다. 그러나, 작가가 제목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예수님의 평범한 저녁 식사 시간이 아니고 예수가 부활한 이후에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를..

예수 그림 2018.10.30

렘브란트, 예수의 얼굴 (1656-58)

1650년 경에 렘브란트(1606~1669)가 그린 "예수의 얼굴"이라는 작품입니다. 영어로는 "Head of Christ"라고 합니다.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예수의 머리"가 될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좀 어색하네요. 예수의 얼굴이라는 번역이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르네상스 이전의 예수를 그린 성화에서는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수의 머리 위에는 그의 신성을 나타내는 후광이 늘상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에 이르러서는 예수의 인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인간 예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렘브란트의 "예수의 얼굴"은 실제 예수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던 그가 정말 담백하게 평범한 유대인 청년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아마, 이 그림을 처음 보시는..

예수 그림 2018.10.25

히에로니무스 보스, 십자가를 지고 가는 그리스도(1500년 경)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 (Hieronymus Bosch, 1450~1516 ?)가 그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Christ Carrying the Cross)"입니다. 보스는 자신의 작품에 그림을 그린 날짜를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는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 쯤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그림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보스가 그린 그림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보스의 그림은 20세기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수를 주제로 한 그림은 많지만, 예수의 얼굴에서 평범한 사람의 표정을 볼 수 있는 그림은 많지 않습니다. 예수는 과연 어떤 생각과 어떤 느낌을 가지고 십자가를 지고 갔을까요? 르네상스 이전의..

예수 그림 2018.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