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단편소설 21

[세계단편소설] 에드거 앨런 포 "어셔가의 몰락"_수수께끼 같은 소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은 당황스럽다. 가끔 글을 읽다 보면 작가가 제정신인가, 하고 궁금할 때가 있는데 포의 소설도 살짝 그런 느낌을 준다. 살짝이라고 말한 이유는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섬세한 묘사나 치밀한 구성을 가진 소설이 분명히 말하고 싶은 바가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포의 소설은 범상치 않다. 그런데 그의 소설이 과연 위대한가에 대해서는 '글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대의 미국 사람들은 그의 위대함을 발견하지 못했고 후대의 미국인들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 프랑스 작가들에 의해서 포는 재발견되었고 그의 작품은 '미와 전율'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포의 작품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던 미국 사람들과 비슷하다. 잘 모르겠다. 미와 전..

세계단편소설 2023.09.19

[세계단편소설] 니콜라이 고골 "외투"_기시감이 드는데, 왜일까?

니콜라이 고골 (1809-1852)이 쓴 단편소설 "외투"는 외투로 인해 발생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841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관료주의 안에서 자신의 역할보다는 권력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의 진상 짓을 꼬집고 가난한 자들이 비참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소설이다. 그렇지만 아주 심각한 어투로 쓴 소설은 아니고 판타지적인 요소도 있고 유머도 있다. * 줄거리 아카키에비치는 9등급 관리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하지만 윗사람에게 아부할 줄도 모르고 요령도 피울 줄 몰라서 출세할 가능성도 별로 없고 돈을 모을 뾰족한 방법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 열심히 잘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아카키에비치에게는 한 가지 커다란 고민이 생겼는데..

세계단편소설 2023.02.06

[세계단편소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_두 시간 뒤에 당신은 수많은 웃음별을 가지게 된다

소설을 좋아하지 않던 나의 어린 시절에 "어린 왕자"는 좀 달랐다. 나는 내가 왜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종종 생각해 본다. 책을 읽을 때 나의 자세는 항상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주로 지식을 얻기 위해서 또는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 그래서 소설은 내게는 시간 낭비 같은 독서였다. 소설 속 그들의 삶이 내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내게 "어린 왕자"가 달랐던 이유는 삶의 교훈을 주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일단 내 생각이랑 잘 맞았다. 아마도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어른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만 어린이나 청소년은 아직 눈에 보이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내 안에 있는 것이 세상..

세계단편소설 2023.01.31

[세계단편소설] 기 드 모파상 "목걸이"_허영심의 대가와 찜찜함

모파상의 "목걸이"는 찜찜한 소설이다. 예전에 읽을 때도 찜찜했는데 이번에 다시 읽었을 때도 여전히 찜찜했다. "목걸이"는 허영심 많은 르와젤이라는 여인이 친구로부터 비싼 목걸이를 빌렸다가 잃어버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일이야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목걸이가 터무니없이 비쌌다는 것이다. 그래서 르와젤과 남편은 10년 동안 그 목걸이의 빚을 갚느라 엄청난 고생을 한다. 르와젤은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인이었지만 10년의 고생으로 인해 폭삭 늙어 버린다. 10년이 지난 후 르와젤은 목걸이를 빌려주었던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는 목걸이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이렇게 소설은 끝이 난다. 소설을 읽고 찜찜했던 이유는 모파상이 이 작품을 쓴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대충 짐작이 가고..

세계단편소설 2022.09.29

[세계단편소설] 이반 투르게네프 "밀회"_사건보다는 배경

'밀회'는 러시아 최고의 문장가라는 불리는 이반 투르게네프(1818-1883)의 단편 소설이다. 러시아 최고의 문장가라는데 왜 나는 모르고 있었을까? 투르게네프는 부유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언어를 배웠다. 특이하게도 투르게네프는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이후에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아마 처음에는 작가보다는 교수 쪽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1850년에 고골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썼다가 정부 당국으로부터 핍박을 받았지만 그 일로 인해서 투르게네프의 작가적 명성은 더 높아졌다. '밀회'를 처음 읽었을 때는 '뭐, 이런 시답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주인공인 '내'가 숲 속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가 일어났는데 어떤 남자와 여자가 대화하는 것을 엿듣..

세계단편소설 2022.09.13

[세계단편소설] 알퐁스 도데 "산문으로 쓴 환상시"_왕자란 아무것도 아니군요

단편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동화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환상시라니까 '시'인지도 모르겠다. '시'라고 한 것을 보면 아마도 천천히 읽으면서 음미하라는 작가의 의도가 있지 않나 싶다. 알퐁스 도데의 "산문으로 쓴 환상시"는 두 개의 작품이 하나로 묶여 있다. 하나는 "왕자의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숲 속의 군수님"이다. 그리고 두 작품을 시작하기 전 알퐁스 도데는 서문을 썼다. 서문을 보면 아마도 매우 추운 날에 밖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놀면 뭐하나 하는 마음으로 두 개의 작품을 얼른 쓴 것 같다. "왕자의 죽음"은 어린 왕자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사람은 없지만 어린 왕자의 죽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왕자는 마치 연극 배우처럼 말을 한다. 죽음이 자신을 찾아오지 않..

세계단편소설 2022.07.16

[세계단편소설] 캐서린 맨스필드 "원유회(가든파티)"_즐거움을 망치려 하고 있어

제목이 너무 생소했다. 원유회. 옆에 괄호 속에 가든파티라고 적어 놓은 것을 보니 아마도 원유회는 가든파티의 중국글자 표현이 아닐까 생각했다. 야외에서 벌어지는 잔치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설의 시작은 바로 잔치 분위기를 알리고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였다. 가든파티에 이만큼 어울리는 날씨는 없을 것이다. 바람도 없고 따뜻하며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다. 초여름에 이따금 보이는 금빛 안개가 옅게 끼어 있을 뿐이었다. 원유회는 영국의 소설가 캐서린 맨스필드(1888-1923)가 지은 단편소설로서 가든파티에 전해진 부고 소식을 듣고 음식을 들고 상갓집에 들른 로라의 이야기이다. 로라는 세상이 가진 편견과 틀에 익숙해지지 않은 젊은 아가씨이다. 그래서 그런지 ..

세계단편소설 2022.07.11

[세계단편소설] 막심 고리키 "2인조 도둑"_세게 땅바닥을 쳤다

막심 고리키(1868-1936)는 러시아의 소설가이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가난한 성장기를 겪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선구자,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리키는 그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가난한 노동자 계층의 삶을 현실감 있게 다루었다. "2인조 도둑"은 가난한 두 명의 도둑의 삶을 그리고 있다. 두 명의 도둑, 우포바유시치와 플라시 노가는 자질구레한 것을 훔치거나 새를 잡아서 팔거나 나물을 뜯어서 파는 등 먹고살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궁핍했고 우포바유시치는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망아지를 훔쳐서 비싼 값에 팔기로 마음먹었다. 망아지를 훔쳐서 끌고 가던 중 망아지는 개울에 빠져서 놓쳐 버리고 두 사람은 계속 길을 가다가 우포..

세계단편소설 2022.07.04

[세계단편소설] 헨리크 시엔키에비치 "등대지기"_그를 깨운 것은?

등대지기가 되면 어떨까요? 등대지기가 등대를 켜고 끄는 일만 한다면 일 자체는 참 쉬운 일입니다. 정말 별일이 아니죠. 시간에 맞추어서 등대를 켜고 시간이 되면 등대를 끄기만 하면 될 일입니다. 만약 이 정도 일을 하고 적당한 급여를 받는다면 이것보다 더 쉬운 일을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홀로 지내야 한다면 어떨까요? 일의 강도를 생각하면, 그리고 바닷가에 갔던 좋은 기억을 떠올려 본다면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직업일 수도 있습니다. 조용하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거대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세상과 나를 잊고 내가 자연의 일부가 된 듯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경험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해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무에게나 기회가 오는 것..

세계단편소설 2022.06.30

[세계단편소설] 토마스 만 "묘지로 가는 길"_말이 터졌다

토마스 만(1875~1955)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입니다. 독일 북부 뤼베크에서 태어난 토마스 만은 20세기 최고의 독일 작가로 추앙받는 사람입니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이라는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는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에 두 권으로 나누어져 나와 있는데 읽어 보진 못했습니다. "묘지로 가는 길"은 주인공인 피프삼이 가족들이 묻혀 있는 묘지로 가는 길에 생긴 일을 서술한 작품입니다. 사실 아무 일 없이 갈 수도 있었는데 피프삼은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한 청년에게 시비를 겁니다. 이 길은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길이라고 고발하겠다고 하죠. 그러나 청년은 대충 무시하고 지나갑니다. 그러자 피프삼은 뒤따라가서 안장을 잡습니다. 청년은 피프삼의 가슴을 주먹으로 가격한 ..

세계단편소설 2022.06.29

[세계단편소설] 프란츠 카프카 "변신"_슬퍼하는 이가 없어서 슬프다

카프카는 대표적인 실존주의 소설가이다. 솔직히 실존주의라는 범주가 너무 넓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실존주의라고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실존주의 작가라고 하니 그대로 받아들여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실존주의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 이런 게 실존주의구나'라고 알게 될 수도 있는 소설이다. 카프카는 1883년에 태어나서 1924년에 죽었다. 독일 사람이고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는데 재학 중에 소설가로 변신했다. 부유한 유대 상인이었지만 독일 사람이기도 했던 카프카는 아버지와의 사이도 좋지 않아서 여러 가지로 불안과 소외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불안과 소외가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아마도 그의 삶 자체가 실존주의의 삶이었다고 해도 과언..

세계단편소설 2022.06.28

[세계단편소설] 헤르만 헤세 "나비"_가루가 된 나비

헤르만 헤세가 쓴 "나비"는 나비 수집하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쓴 소설이라서 주인공이 '나'입니다. 헤르만 헤세가 쓴 장편 소설은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이 소설은 아주 그렇지 않습니다. 형이상학적인 내용이나 뜬구름 잡는 대화 없이 일어난 일을 묘사하고 주인공의 기분이나 감정도 직접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분명 읽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기억이 났습니다. * 한 줄 줄거리 나비 채집을 좋아했던 나는 에밀의 점박이 나비를 탐내서 그것을 훔쳤다가 결국 되돌려 놓고 고백했지만 에밀에게 상처를 받고 나비 채집이라는 취미를 그만둔다. 소설 속 나는 에밀이 채집한 점박이 나비를 탐냈습니다. 그런데 나는 에밀에게 좋은 감정이 없었죠. 왜냐하면 에밀은 나비를..

세계단편소설 2022.06.21

[세계단편소설] 에드거 앨런 포 "검은 고양이"_인간에겐 탈출구가 없다

에드거 앨런 포(1809-1849)는 미국 보스턴 주에서 태어났습니다. 마흔 살에 유명을 달리했으니 정말 이른 나이였습니다. 19세기 미국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몇 살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마흔 살은 훨씬 넘을 것입니다. 마흔 살에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은 그가 병약한 사람이었거나 아니면 사고를 당했거나 아니면 불행한 삶을 살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가난한 삶을 살았고 알코올 중독자였고 마약도 했고 우울증과 신경 쇠약으로 고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 "검은 고양이"의 주인공인 '나'는 에드러 앨런 포 자신을 모델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합니다. * 한 줄 줄거리 검은 고양이의 플루토의 복수로 인해 '나'는 아내를 죽인 죄가 발각되어 구속되었고 사형 ..

세계단편소설 2022.06.14

[세계단편소설] 에드거 앨런 포 "도둑맞은 편지"_무의식은 타자의 욕망이다

에드거 앨런 포(1809-1849)는 매우 독특한 소설가입니다. 미국 소설가 중 처음으로 유명해진 사람이라고 하는데, 살아 있을 당시에는 별다른 명성을 얻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의 소설은 다른 소설과는 참 달랐거든요. 그의 대표 소설 중 하나가 "검은 고양이"라는 소설인데 마치 괴담이나 무서운 이야기 같은 소설입니다. 개연성이 없는 듯한, 달리 말하면 그럴듯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외면받았을 것 같습니다. "도둑맞은 편지"도 매우 독특한 형태의 소설입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그랬다는 것입니다. 추리소설의 효시격인 소설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셜록 홈스 이야기나 다른 추리 소설들이 나타나기 전에 에드거 알렌 포가 이런 소설을 쓴 것입니다. * 첫문장 18xx년 가..

세계단편소설 2022.03.28

[세계단편소설] 폴 빌라드 "이해의 선물"_좋은 거 하나 배웠습니다

아동 문학가이자 소설가인 폴 빌라드(1910-1974)가 쓴 단편소설입니다.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어릴 때 받은 배려가 배려인 줄 잘 몰랐는데, 내가 어른이 되어서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것이 매우 사려 깊은 친절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매우 추상적인 줄거리 요약인데,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네 살쯤 위그든 씨의 가게에 가서 버찌씨를 내고 사탕을 사 먹었다. 위그든 씨는 버찌씨를 내고 돈이 모자랄 것을 걱정하는 나에게 돈이 남는다면 거스름돈을 내어주었다. 어른이 되어 결혼한 후 열대어 가게를 연 나는 어린 남매가 들어와서 값비싼 열대어를 고른 후 겨우 20센트를 냈다. 그때 나는 위그든 씨가 나에게 했던 행동을 기억하고 그 남매에게 거스름..

세계단편소설 2022.01.12

[세계단편소설] 알퐁스 도데 "마지막 수업"_중요한 것은 결국 눈에 보인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마지막으로 프랑스어 수업을 받게 된 한 어린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으로 인해서 프랑스 국경 지방이 프로이센에게 넘어가게 되었고 그 지역에는 프랑스어 수업이 전면 금지되고 독일어 수업만을 허락했습니다. 그래서 모국어인 프랑스어 수업을 마지막으로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재밌는 소설은 아니죠. 슬픈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 이 소설을 교과서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중학생일 때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모국어를 배우는 '마지막 수업'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짐작하기 어려웠습니다. 슬픔의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잘 몰랐고, 무엇보다도 어려서 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 했던 무시무시한 짓거리 중 하나는, 시험 기..

세계단편소설 2022.01.10

[세계단편소설] 알퐁스 도데 "별"_아름다운 밤이에요

알퐁스 도데의 "별"은 중고등학교 다닐 때 다들 읽어 본 소설입니다. 그때에는 정말 지독하게도 아무런 감동이 없었습니다. 한 목동이 있고 그 목동은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아가씨를 좋아하죠. 그런데 정말 우연찮게 그 아가씨가 식량을 전해주기 위해 목동을 찾아옵니다. 아가씨는 식량을 전달하고 돌아가다가 물이 불어난 강을 건너지 못하고 물에 빠져 흠뻑 젖은 채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가씨는 목동의 처소에서 밤을 보내게 됩니다. 목동은 잠자리를 마련해 주고 밖에 나와서 모닥불 옆에서 밤을 보내려고 합니다. 아가씨는 안에서 제대로 잠을 못 이루고 나와서 목동 옆에 앉습니다. 목동은 아가씨에게 별 이야기를 하고 그 와중에 아가씨는 목동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듭니다. 목동은 설레는 마음으로 뜬 눈..

세계단편소설 2022.01.05

[세계단편소설] 기 드 모파상 "미뉴에트"_오래된 그림자 같은 춤을 추는 노부부

19세기 후반에 살았던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의 단편 소설입니다. 모파상은 이름도 그렇고 대표작도 "여자의 일생"이어서 그런지, 여자일 것 같은데 남자입니다. 아래와 같이 생긴 사람이죠. * 줄거리 나는 임업 시험장에서 오페라단에서 무용을 가르치던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숲에서 홀로 산책을 하는 도중 관중에게 보여주는 공연을 하는 것처럼 춤을 추고는 했지요. 나는 그에게 용기를 내어 인사를 했고 그 노인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 노인은 자신의 아내를 나에게 소개해 주었고 두 사람은 함께 미뉴에트라는 무용을 직접 보여 주었습니다. 그 추억이 나에게는 두고두고 남아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미뉴에트는 소설의 화자가 목격한 한 노부부의 춤에 대한 회상입니다. 아마 젊은이들은 ..

세계단편소설 2021.12.19

[세계단편소설] 안톤 체호프_귀여운 여인

안톤 체호프(1860-1904)는 러시아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입니다. 주로 단편 소설을 많이 썼고 후기에는 소설보다는 희곡에 주력해서 좋은 희곡을 많이 남겼다고 하는데요. 희곡에 친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가 남긴 "갈매기", '바냐 아저씨", "세 자매"와 같은 희곡들은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네요. "귀여운 여인"은 톨스토이의 극찬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목이 호기심을 끌죠? 귀여운 여인은 무엇이 그렇게 귀여워서 귀여운 여인이라고 불리었을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올렌카는 외모가 귀엽다기보다는 행동이 귀여운 사람입니다. 귀여운 이유는 일단 올렌카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인이고요. 또 사랑하는 사람에게 금방 동화되어서 사랑하는 사람의 직업과 관심사에 한없는 애정을 기울이는 여인입니다. 귀..

세계단편소설 2021.01.17

[세계단편소설] 안톤 체호프 "사랑에 대하여"_사랑해서 좋았네

며칠 전에 방구석1열을 통해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감상했다. 방구석1열에서 두 편의 영화를 소개했는데 한 편이 화양연화였고 다른 한 편은 영웅본색이었다. 볼 때는 유명한 홍콩 영화 두 편을 보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돌이켜 보니 화양연화와 영웅본색을 나란히 놓고 소개를 하다니 참 안 어울리는 한 쌍이었던 듯. 어쨌든 덕분에 나는 화양연화라는 영화를 처음 알게 되었다. 2000년에 개봉한 화양연화는 꽤나 유명했던 영화였는데 내가 몰랐던 이유는 그냥 내가 어려서였을 것이다. 거기에 나온 남자주인공인 양조위는 40대의 아저씨인데 그 아저씨가 느꼈을 감정을 영화가 나왔을 당시에 20대였던 내가 알 턱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이제 양조위의 나이가 되었고 방구석1열을 통해 본 화양연화의 양조위는..

세계단편소설 202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