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필묵장수"는 1955년 "현대문학"에 처음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는데 필묵장수로 나온 주인공 서노인의 삶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때문이었다. 필묵장수는 말 그대로 붓과 먹을 팔러 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한다. 지금이야 필묵장수를 찾을 수 없지만 1950년대만 해도 필묵장수가 꽤 있었나 보다. 서노인은 원래부터 필묵장수는 아니었다. 어렸을 때 글씨공부도 많이 하고 묵화도 배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배운 것으로 통 빛을 못 봐서 결국은 생계를 위해서 필묵장수로 나섰다. 주인공 이름부터 서노인이니 얼마나 그 일을 오래 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950년대라고 하지만 필묵장수가 잘 될 리가 없다. 그러니 서노인의 삶은 궁핍했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 붓과 먹을 팔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