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단편소설 5

[세계단편소설] 니콜라이 고골 "외투"_기시감이 드는데, 왜일까?

니콜라이 고골 (1809-1852)이 쓴 단편소설 "외투"는 외투로 인해 발생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841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관료주의 안에서 자신의 역할보다는 권력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의 진상 짓을 꼬집고 가난한 자들이 비참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소설이다. 그렇지만 아주 심각한 어투로 쓴 소설은 아니고 판타지적인 요소도 있고 유머도 있다. * 줄거리 아카키에비치는 9등급 관리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하지만 윗사람에게 아부할 줄도 모르고 요령도 피울 줄 몰라서 출세할 가능성도 별로 없고 돈을 모을 뾰족한 방법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 열심히 잘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아카키에비치에게는 한 가지 커다란 고민이 생겼는데..

세계단편소설 2023.02.06

[세계단편소설] 폴 빌라드 "이해의 선물"_좋은 거 하나 배웠습니다

아동 문학가이자 소설가인 폴 빌라드(1910-1974)가 쓴 단편소설입니다.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어릴 때 받은 배려가 배려인 줄 잘 몰랐는데, 내가 어른이 되어서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것이 매우 사려 깊은 친절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매우 추상적인 줄거리 요약인데,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네 살쯤 위그든 씨의 가게에 가서 버찌씨를 내고 사탕을 사 먹었다. 위그든 씨는 버찌씨를 내고 돈이 모자랄 것을 걱정하는 나에게 돈이 남는다면 거스름돈을 내어주었다. 어른이 되어 결혼한 후 열대어 가게를 연 나는 어린 남매가 들어와서 값비싼 열대어를 고른 후 겨우 20센트를 냈다. 그때 나는 위그든 씨가 나에게 했던 행동을 기억하고 그 남매에게 거스름..

세계단편소설 2022.01.12

[세계단편소설] 알퐁스 도데 "마지막 수업"_중요한 것은 결국 눈에 보인다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마지막으로 프랑스어 수업을 받게 된 한 어린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으로 인해서 프랑스 국경 지방이 프로이센에게 넘어가게 되었고 그 지역에는 프랑스어 수업이 전면 금지되고 독일어 수업만을 허락했습니다. 그래서 모국어인 프랑스어 수업을 마지막으로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재밌는 소설은 아니죠. 슬픈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 이 소설을 교과서에서 읽은 것 같습니다. 중학생일 때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모국어를 배우는 '마지막 수업'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짐작하기 어려웠습니다. 슬픔의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잘 몰랐고, 무엇보다도 어려서 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 했던 무시무시한 짓거리 중 하나는, 시험 기..

세계단편소설 2022.01.10

[세계단편소설] 기 드 모파상 "미뉴에트"_오래된 그림자 같은 춤을 추는 노부부

19세기 후반에 살았던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의 단편 소설입니다. 모파상은 이름도 그렇고 대표작도 "여자의 일생"이어서 그런지, 여자일 것 같은데 남자입니다. 아래와 같이 생긴 사람이죠. * 줄거리 나는 임업 시험장에서 오페라단에서 무용을 가르치던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숲에서 홀로 산책을 하는 도중 관중에게 보여주는 공연을 하는 것처럼 춤을 추고는 했지요. 나는 그에게 용기를 내어 인사를 했고 그 노인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 노인은 자신의 아내를 나에게 소개해 주었고 두 사람은 함께 미뉴에트라는 무용을 직접 보여 주었습니다. 그 추억이 나에게는 두고두고 남아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미뉴에트는 소설의 화자가 목격한 한 노부부의 춤에 대한 회상입니다. 아마 젊은이들은 ..

세계단편소설 2021.12.19

[세계단편소설] 안톤 체호프 "사랑에 대하여"_사랑해서 좋았네

며칠 전에 방구석1열을 통해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를 감상했다. 방구석1열에서 두 편의 영화를 소개했는데 한 편이 화양연화였고 다른 한 편은 영웅본색이었다. 볼 때는 유명한 홍콩 영화 두 편을 보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돌이켜 보니 화양연화와 영웅본색을 나란히 놓고 소개를 하다니 참 안 어울리는 한 쌍이었던 듯. 어쨌든 덕분에 나는 화양연화라는 영화를 처음 알게 되었다. 2000년에 개봉한 화양연화는 꽤나 유명했던 영화였는데 내가 몰랐던 이유는 그냥 내가 어려서였을 것이다. 거기에 나온 남자주인공인 양조위는 40대의 아저씨인데 그 아저씨가 느꼈을 감정을 영화가 나왔을 당시에 20대였던 내가 알 턱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이제 양조위의 나이가 되었고 방구석1열을 통해 본 화양연화의 양조위는..

세계단편소설 202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