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소설을 읽고 싶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좋은 문장을 읽고 싶어서이다. 내가 읽는 책들은 번역서가 매우 많고 번역서가 아니더라도 문장 자체가 수려한 글을 읽을 기회가 별로 없다. 좋지 않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글을 읽을 때마다 드는 느낌은 처음 가본 동네를 헤매면서 길을 찾고 있는데 길에 지나다니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들 때문에 계속 신경 쓰면서 두리번거리는 기분이다. 매우 불편하다. 생각의 깊이가 있는 책들은 보물이 숨겨져 있는 지도책과도 같다. 잘 보면, 정말 잘 보면 보물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 보물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의 크기를 알기 때문에 답답함과 불편함을 알면서도 책을 계속 집어 들고 읽게 된다. 그러나 그런 책들은 대개가 불친절하고 문장이 좋지 않다. 그런 글들을 읽으면서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