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눌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섧기만 하구려 "바다"는 백석이 그가 사랑했던 여인 김진향을 생각하면서 쓴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지꽃은 나팔꽃을 일컫는 말인데 나팔꽃에 나팔이 아니 나왔다고 하니 아마도 시인이 바닷가에 온 시기는 여름철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나팔꽃은 7~9월에 피는 꽃입니다. 이 시는 철 지난 바닷가의 적적한 분위기 속에서 바닷가를 걸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