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던 2

[시] 존 던 "사랑의 식단 조절"_나의 사랑은 다이어트 좀 해야 해

사랑의 식단 조절 나의 사랑은 너무나 육중해 다루기 힘들고 무척이나 거추장스럽게 비대해졌으리라. 만일 내가 그 사랑을 줄여 균형을 맞추려고 식단을 조절하고, 사랑이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리 분별'이란 식사를 시키지 않았더라면. 한편으론 내 운명과 잘못에서 비롯하는 한숨을 나는 하루에 한 번 이상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때때로 그가 은밀하게 내 애인의 가슴에서 여성의 한숨을 끌어내어 그것으로 포식할 생각을 하면, 나는 그에게 알려 주었다. 그 한숨은 순수한 것도, 나를 그리워하는 것도 아니라고. 만일 그가 내 눈물을 짜내면, 나는 그 눈물을 경멸이나 수치로 짜게 절여, 그에게 영양분이 되지 않게 했다. 만일 그가 그녀의 눈물을 빨면, 나는 그에게 알려 주었다. 그가 빤 것은 눈물이 아니며, 그가 ..

시그리고시 2023.03.01

[시] 존 던 "그림자에 대한 강의"_열두 시에 멈춰라

그림자에 대한 강의 가만히 서 있어요, 사랑하는 이여, 당신에게 사랑의 철학에 대해 강의를 하겠소. 이곳을 거닐며 우리가 보낸 세 시간 동안 우리 스스로가 만든 두 개의 그림자가 우리를 따라다녔지요. 하지만 해가 바로 우리 머리 위에 있는 지금 우리는 그 그림자들을 밟고 있고, 그래서 모든 사물들이 아주 또렷해졌지요. 그처럼 우리의 어린 사랑이 커 가는 동안 우리에게서 가식과 그늘이, 그리고 조심성이 생겼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지요. 남들이 볼까 언제나 노심초사하는 사랑은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이랍니다. 우리의 사랑이 정오인 지금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반대편에 새 그림자를 만들게 될 겁니다. 남들이 못 보게 하려고 첫 그림자들이 만들어졌으니, 이후에 생기는 이 그림자들은 우리에게 작용해, 우리..

시그리고시 2023.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