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어때?

[책리뷰] 설왕은 <사랑해설: 예수가 그린 사랑>

설왕은 2018. 10. 24. 14:25

사람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일까요? 내가 오늘밤에 죽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는 누구나 오늘밤에 죽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지금 알고 바로 실천해야 합니다. 물론 내가 오늘 죽는다면 내가 생각한 삶을 실천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겠지요. 그렇지만, 내가 어떤 삶을 살려고 했는지 정도는 주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기억하겠지요. '그 사람이 안타깝게 요절했지만 그래도 이러저러한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


 

종교와 고정관념에 의해 가리어져 있던 

예수의 '진짜 사랑'이야기.

왜, 무엇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요?

부작용은 없을까요?



이 책의 제목 '사랑해설'은 에리히 프롬의 책 '사랑의 기술'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사랑의 기술'은 꽤나 복잡하고 쉽지 않은 책입니다. 하지만 '사랑해설'은 예수님의 비유를 통해 사랑을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책입니다. 사랑의 기술에서 프롬은 자기 자신이 실존의 핵심에 도달해야만, 좀더 쉽게 설명하면 자기 자신이 삶의 의미를 파악해야만 사랑할 준비가 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언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일생 동안 계속 우리의 삶의 의미를 파악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 내가 사는 삶의 이유는 내일 내가 살아갈 삶의 이유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나 자신을 파악할 때까지 사랑하기를 참을 수는 없습니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나 자신의 삶의 의미를 더 탐구할 수 있고요. 다른 사람이 삶의 의미를 찾는 것도 도울 수 있습니다. 이런 주장이 '사랑의 기술'과 '사랑해설'이 다른 점이 되겠습니다. ^^


다음은 '사랑해설'의 들어가는 글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은 두 사람의 사랑으로 생명을 얻게 되고 엄마, 아빠 그리고 주변 사람의 보살핌과 사랑 속에서 성장한다. 우리의 생명은 처음부터 사랑으로 시작하고 사랑 안에서 성장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 무의식적으로, 또한 경험으로 알고 있고, 사랑해야 할 것 같은 느낌과 사랑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다.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에서도 끊임없이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가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사랑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우리는 사랑을 쉽게 포기한다.


왜 사람들은 사랑을 쉽게 포기하고 그만둘까? 첫째, 사랑은 밥을 먹여 주지 않는다. 전쟁같이 치열하게 돌아가고 있는 세상 속에서 한가하게 사랑타령 하는 이에게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 “사랑이 밥 먹여 주니?”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가치로 인정받는 사랑은 인간에게 밥을 먹여 주지 않는다. 밥은 안 먹으면 죽지만 사랑은 주거나 받지 않아도 우리는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 사랑은 인간 생존에 필수 요소가 아니다. 물론, 후손을 남기려면 남녀 간의 사랑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포기한다면 사랑은 부수적인 것이다. 인간이 생존하려면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운동을 하고 잠을 자면 된다. 꼭 사랑해야 할 필요는 없다.


둘째, 사랑은 너무 어렵다. 사랑은 쉬울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 임해 보면 사랑은 만만치 않다. 온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더라도 두 사람만 있으면 행복할 것처럼 행동하는 수많은 연인에게도 사랑은 어렵다. 그들 중 일부는 결혼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많은 부부가 서로를 증오하고 미워하고 무시하고, 결국은 이혼만이 그들의 살 길이라고 여기며 법원으로 향한다. 2017년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혼인건수는 약 26만 건, 이혼건수는 약 11만 건이라고 한다. 통계적으로 볼 때, 결혼하는 세 쌍 중 적어도 한 쌍은 이혼한다. 그리고 주위를 살펴 보면 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나머지 두 쌍도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처럼 행복한 부부 찾기는 매우 힘들다. 결혼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 수많은 동화의 엔딩은 사기에 가깝다. 서로의 마음과 몸을 모두 바쳐 사랑한 두 사람에게도 사랑은 어렵다.


셋째, 사랑은 위험하다. 이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알아야 한다. 내가 나를 보여 주지 않는다면 타인은 나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의 아픈 과거를 고백하고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고 모난 생각을 여과 없이 알려주기도 한다. 사이가 좋을 때는 서로의 상처를 알고 있으면 유익하다. 아는 만큼 서로를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관계가 틀어지면 사랑하는 사이였던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물어뜯을 수 있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 사랑은 인간 존재의 이유이다. 우리는 종교적 신앙처럼 사랑을 인간의 존재 이유로 믿고 실천해야 한다. 신앙에 가까운 신념이 없다면 우리는 사랑을 포기하기 쉽다. 사랑이란 인간의 삶에 부수적인 것 같고, 실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때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한다. 세상은 사랑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틀렸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낸다.

나는 이 책에서 예수의 열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예수가 그린 사랑을 설명하고자 한다. 사랑은 가치 자체의 숭고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랑의 위대함은 척박한 이 세상에서 포기하지 않고 작은 사랑의 씨앗을 심는 행위를 실천할 때 비로소 그 빛이 드러난다. 수많은 사람이 비웃고 쓸데없는 짓이라고 놀리더라도 굳건하게 자신의 말로 또한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할 때 마침내 사랑의 고귀함이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을 몸소 실천한 사람을 통해 사랑을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배워야 한다.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예수는 어떤 철학자나 심리학자, 소설가보다도 더 훌륭한 선생님이다. 그는 머리로 상상해서 사랑을 논한 이론가가 아니었다. 복잡하고 고된 세상에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돌발변수에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과 지혜,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아픔을 돌볼 수 있는 관심과 능력, 내적 외적 감정 충돌 사고를 흔들림 없이 해결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예수는 십자가에 달려 못 박혀 죽는 순간까지도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완벽하게 사랑을 실천했다.


예수는 삶으로 사랑을 실천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명백하게 전달했다. 예수의 메시지는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라.” 이 두 마디면 충분하다. 그는 여러 가지 비유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비유의 요점도 바로 이것, “서로 사랑하라이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해 수없이 거론했다.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많은 신학자와 목회자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어 왔지만 사실 하나님의 나라는 본질적으로 서로 사랑하는 나라이다.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이론을 접목할 필요도 없고 신비한 사건을 상상할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가 비유를 통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이유는 우리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 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사랑은 끊임없이 실패한다. 그리고 우리는 사랑을 그만두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예수가 그린 사랑의 이미지는 상처받은 우리 마음을 위로하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예수의 사랑 그림은 우리에게 사랑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 주고 사랑에 대한 넓은 시야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의 기본적인 구성은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의 테드(TED) 강연위대한 지도자는 어떻게 행동을 촉구하는가(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의 조언을 따랐다. 사이넥은 지도자가 조직원으로부터 어떤 행동을 이끌어 내려면 다음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그 순서에 따라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왜 그 행동을 해야 하는가? 둘째,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셋째,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래서, 이 책은 먼저 왜 사랑을 해야 하는지 서술할 것이다. 많은 이에게 사랑은 당위성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랑이 인간의 유일한 존재 이유라고 역설할 것이다. 그 다음, 사랑의 실천 방법에 대해 다룰 것이다. 사랑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분명히 핵심적 실천 방안이 존재한다. 세 번째로 우리가 누구를 혹은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지 설명할 것이다. 상식적으로 해답이 뻔한 쉬운 질문이다. 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사랑의 대상을 선택할 때 커다란 장애물이 여러 개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을 실천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 거론할 것이다. 사랑할 때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부작용이 있다. 이 부작용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는 사랑 없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라고 확신할 수도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함께 사랑할 사람을 불러 모으고 싶다. 나의 바람은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그런 공동체가 세상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것이다. 때로는 우리의 인생이 아프고 슬프고 괴롭더라도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우리의 삶,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분명 달라질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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