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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1956)

설왕은 2019. 2. 28. 20:47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김현일 역 (서울: 학원사, 1989)

 

 

사랑의 기술은 에리히 프롬(1900-1980) 1956년에 출간한 책입니다. 원제목은 The Art of Loving이고요. 우리나라말로 사랑의 기술이라고 번역을 했는데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으로 봐서는 20 청년들이 봐야하는 책인가 싶은데요. 56세된 아저씨가 20 청년들을 위해서 썼을 리는 없고요. 사랑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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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에리히 프롬의 주장은 사랑은 기술이다입니다. 말이 의미하는 바는 마치 화가가 그림 그리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고 연습하듯이, 요리사가 음식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구하듯이 사랑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방법을 삶의 기술로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능력은 본능처럼 우리 안에 이미 장착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배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하다는 것이죠.

 

 

책은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사랑은 기술인가?

 

2 사랑의 이론

 

3 현대 서양 사회에 있어서의 사랑과 붕괴

 

4 사랑의 실천

 

 

차례차례 살펴보죠. 1 사랑은 기술인가?”  대한 답변은 예상할 있습니다. 사랑은 기술입니다. 프롬은 사랑이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되어 이유에 대해 가지로 설명합니다. 첫째, 우리는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받는 것에 관심이 있어 왔다, 둘째, 사랑의 문제를 우리는 사랑할 대상만 찾으면 가능하다고 착각하고 있다, 셋째,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과 혼동하고 있다, 이렇게 가지로 설명합니다.

 

 

 

저는 번째 지적이 날카롭게 느껴졌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의 문제 관련해서 사랑할 대상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사랑하지 못한다고 생각을 하죠. 이런 생각은 자신은 사랑할 아는데 자신의 사랑을 받을 적당한 대상을 찾지 못한다는 관점인데요. 프롬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프롬이 책에서 여러 반복해서 말하는데요. 사랑은 기술이고, 태도이고, 성격의 방향이라고 말합니다. , 사랑할 있는 사람은 사람만 사랑할 없습니다. 혹은 어떤 특정한 대상들만 사랑할 없습니다. 프롬은 이런 사랑을 단순한 공생 관계의 애착이나 확대된 이기주의라고 부릅니다. (63)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대상이 무엇이든 자신의 느낌대로 화폭에 담아낼 있는 것처럼 사랑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합니다.

 

 

 

2 사랑의 이론에서 프롬은 사랑이 인간 실존 문제에 대한 해답이라고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이 사는 의미는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사냐는 질문에 사랑 답이라고 프롬은 외칩니다. 인간이 불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분리 상태의 경험이라고 프롬이 말합니다. (24) 이런 분리 상태를 극복하는 방법은 첫째로 파티 참석, 둘째로 일치에 의한 결합, 셋째로 창조적 활동을 예로 듭니다. 임시방편이고 지속적이지 못하고 정답이 아닙니다. 프롬은 분리 상태를 극복하는 완전한 대답은 인간적인 결합,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34) 프롬은 성숙한 사랑은 개성을 유지하는 상태에서의 결합 의미한다고 주장합니다. (36) 프롬이 강조하는 바는 사랑은 활동이다라는 점입니다. , 사랑은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무엇인가를 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죠. 여기서 준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뺏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명력의 표현입니다. 주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요소 외에 보호, 책임, 존경, 이해의 요소도 포함합니다. 사랑의 대상과 관련해서 프롬은 형제애, 모성애, 성애(Erotic Love), 자기애, 신에 대한 사랑을 설명합니다. 2 사랑의 이론 부분이 제일 내용이 많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와 종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눈에 띄는 부분은 자기애였습니다. 왠지 자기애는 극복하고 버려야 것으로 설명하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요. 자기애 부분에서 프롬은 에크하르트의 말을 인용합니다.

 

 

만약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대는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하듯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그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한은 그대는 그대 자신조차 참으로 사랑할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대가 그대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들을 똑같이 사랑한다면 그대는 그들을 사람으로서 사랑할 것이고, 사람은 신인 동시에 인간이다. 따라서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모든 이들을 동등하게 사랑하는 위대하고 올바른 사람이다.” (80-81)

 

 

말이 어렵지만,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사랑하라는 말입니다. 자신을 희생시켜서 타인을 사랑하지도 말고 타인을 희생시켜서 나를 사랑하지도 말고 똑같이 사랑하라는 말입니다.

 

 

3 현대 서양 사회에 있어서의 사랑과 붕괴에서 프롬은 현대 사회에 사랑은 없고 사이비 사랑만 판을 치는 것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 경제 원칙이 문제입니다. 저는 다음의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대인은 자기 자신을 상품화시켰다. 현대인은 자신의 생명력을, 퍼스낼리티 시장에서의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고려하여 가장 높은 이득을 얻어야 투자로서 경험한다.” (122) 

 

지금 사회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지 않습니까? 프롬은 현대인들이 신까지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업 동반자로 삼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 여러 가지 사이비 사랑에 반대하는 진짜 사랑은 무엇일까요? 프롬은 특별히 결혼한 부부 관계에 있어서 사람이 그들의 실존의 핵심에서 서로 의사 소통을 이룰 그리하여 각자가 그의 실존의 핵심에서 자기 자신을 경험할 , 비로소 사랑은 가능한 이라고 주장합니다. (121) 프롬에게 가정이란 휴식처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고 성장하고 함께 일하는 입니다. (121)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자신마저도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사랑이란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자기 자신의 삶의 의미를 파악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보고 그리고 자신이 어떤 식으로 자신의 생명을 표현할 것인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프롬에 따르면,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도 각자가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사랑할 없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4 사랑의 실천에서 프롬은 다소 실망스러운 결론을 내립니다. 결론은 이런 것이죠. 당신이 알아서 스스로 혼자 힘으로 사랑하십시오. 프롬은 사랑할 필요한 것들을 열거합니다. 훈련, 정신 집중, 그리고 참을성, 최고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가르침을 전혀 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프롬은 사랑하려면 혼자 있는 것을 배우는 필수적이라고 하네요. 단순히 혼자 있는 것은 아니고요. TV 책을 보지 않고 라디오도 듣지 않고 인터넷 기사도 보고, 음악도 듣고 가만히, 정말 가만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20 이상, 저녁 잠자리 들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 최고의 관심을 쏟으며 참을성 있게 집중하는 훈련을 하라고 제안합니다. (130-31) 또한 프롬은 사랑하려면 자기 도취를 벗어나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이 필수라고 주장합니다. (136) 그리고 권위에 순종하려는 태도를 벗어나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의 경험에 기초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단언합니다. 프롬은 이러한 태도를 합리적인 신앙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은 제목으로 봐서는 누군가를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를 알려줄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당신 자신으로 살아야만 타인을 사랑할 있습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타인을 사랑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기적으로 자기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거나 타인보다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라는 주장과도 다릅니다. 프롬의 주장은 정신 집중, 참을성, 최고의 관심을 자기 자신에게 쏟는 훈련을 해서 자기 자신의 실존의 핵심에 도달해야만 자신의 생명력을 타인에게 표현할 있다는 말이죠. 심심하게 혼자 있는 연습을 하면서 여기는 어디이고 나는 누구이고 나는 어떻게 나를 나타낼 것인가 질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것이 프롬이 말하는 자기 사랑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타인도 사랑할 있습니다. 타인에게도 마찬 가지로 정신 집중, 참을성, 최고의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타인도 자신의 삶의 의미에 도달할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프롬 식의 사랑이죠.

 

 

사랑하려면 오늘밤부터 심심할 준비를 해야겠네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눈을 감고 자신에게 집중해 보십시오. 그리고 질문해 봅시다. ‘여기는 어디이고 나는 누구이고 나는 어떻게 나를 표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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