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의 노트

[신학노트] 삼위일체, 그리스도인의 신앙 경험

설왕은 2019. 3. 11. 22:29

삼위일체 교리의 중요성

기독교 교리 중 제일 중요한 교리는 삼위일체입니다. 삼위일체는 그리스도인들의 하나님 경험을 한 마디로 표현한 핵심적 진술입니다. 현대 기독교의 제일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삼위일체 신앙의 붕괴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를 무시한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교리를 무시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것은 초대의 기독교인들과 신학자들의 '신 경험'을 무시하는 것이고 기독교 전통의 핵심을 송두리째 부인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논리적 진술이 아닙니다. 경험적, 체험적 진술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예수의 인성과 신성을 동시에 인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교리입니다. 예수의 인성과 신성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인정되었습니다. 예수의 제자들은 경험했습니다. 예수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었고 동시에 예수는 신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사건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 양면성을 고려할 때 예수는 완전한 인간이면서 또한 완전한 신이었다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즉, 예수가 완전한 인간이면서 동시에 완전한 사람이었다는 진술은 경험적 진술이었습니다. 이해가 되거나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어서가 아니라 경험적 고백이었습니다. 

 

삼위일체가 무시받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삼위일체 교리는 논리적으로 모순되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3=1이라는 수학적, 논리적으로는 모순되는 진술입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같은 진술입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복잡하게 여러 가지 이론을 가져다 붙여도 소용이 없습니다. 어차피 이 진술은 논리적으로 모순입니다. 희미하게 이해가 될 것 같다가도 결국은 잘 모르게 되는 교리가 바로 삼위일체 교리입니다. 삼위일체 교리가 논리적 모순이기 때문에 외면받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현대의 기독교인은 하나님을 인간의 논리 체계 안에 가두어 두려고 한다는 것이죠.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신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우리의 논리로 신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삼위일체가 무시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성경에 나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28장 19절과 고린도후서 13장 13절에 삼위일체와 관련된 구절이 나온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여기에 나온 내용이 삼위일체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 

(마 28:19, 새번역)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사귐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기를 빕니다.』 

(고후 13:13, 새번역) 

 

그냥, 성부, 성자, 성령이 함께 언급되었을 뿐,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이면서 동시에 셋이라는 삼위일체 교리와는 다소 무관합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있습니다. 기독교는 하나님을 성경에 가두어 두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자유로운 활동을 발견한다고 할지라도 성경에 그 내용이 나와 있지 않으면 부인할 태세를 취합니다. 성경은 이천 년 전에 정경으로 고정된 책입니다. 하나님은 그 이후에는 활동하지 않으셨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동하셨습니다. 삼위일체가 성경에 나와 있지 않다는 이유로 부정하는 것은 하나님을 한 권의 책으로 제한하려는 시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우리의 논리로 제한하거나 혹은 한 권의 책으로 제한해서 하나님을 조종하고 통제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시도가 일신론입니다. 일신론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에 대한 구절은 성경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예수를 통해 새로운 '신 경험'을 한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을 무시하는 것이죠. 예수를 통해 우리는 신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삼위일체의 뜻

삼위일체는 "세 개의 위격, 하나의 실체"라는 뜻입니다. '위'라는 것은 '자리'를 의미하고, '체'는 몸을 의미합니다. 한자를 푼다고 해도 이해가 쏙쏙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어로 하면 조금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삼위일체는 Three Persons, One Substance의 의미입니다.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면 '세 사람, 한 본질'이 되겠네요. 여기서 제대로 이해해야 할 말이 Person입니다. 우리말로는 위격이라고 하는데요. Person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위격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지위를 나타내는 말도 아닙니다. Person은 Persona에서 나온 말인데 Persona는 로마 시대에 배우가 극중에 쓰던 가면을 뜻합니다. 즉, 삼위일체는 역사 속에서 우리가 알게 된 하나님의 세 가지 배역을 의미합니다. 그 세 가지 배역이 바로 성부, 성자, 성령입니다. 그런데 그 세 가지 배역을 맡은 하나님의 본체는 하나라는 것이죠. 이렇게 말하면 꼭 한 분 하나님이 세 가지 배역을 맡은 1인 3역을 하신 것 같기도 한데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세 하나님이 각각의 역할을 하신 것일까요? 3인 3역으로요. 그것도 아닙니다. 삼위일체는 마치 세 명인 것 같기도 한데 한 명이고, 한 명인 것 같기도 한데 세 명이라는 말입니다. 이와 같이 삼위일체는 대충은 설명이 되는데 정확한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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