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어때?

생텍쥐페리,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글 모음집)

설왕은 2019. 3. 22. 11:53


생텍쥐페리의 소설에서 사랑에 관련된 구절을 모아서 엮어낸 책입니다. 마음이 헛헛할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경험을 통해 보건대, 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생겨난다." (바람과 모래와 별들) 53p


"같은 목표를 향해 우리의 마음이 형제처럼 이어져 있을 때, 우리는 용기를 얻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리고 서로 마주보고 있을 때가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모름지기 동지란 먼 정상을 향해 올라갈 때 하나의 밧줄에 서로를 의지하듯 그렇게 운명을 같이하는 사람을 말한다.

요즘처럼 안락한 세상을 두고 이 삭막한 사막에서 마지막 남은 음식을 서로 나눠먹으며 우리가 그토록 행복했던 이유는 정말 무엇이었을까?" (바람과 모래와 별들) 60p




"사랑은 분명 욕심을 낼 만한 가치가 있다. 사랑은 집 안 가득 향기를 뿌리고, 정적만이 있는 물 항아리에서 감미로운 음악 소리가 흘러 나오게 한다. 저녁 무렵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의 눈망울에 내리는 아름다운 축복,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막의 도시) 84p


"중요한 것은 네가 무엇을 향해 가느냐 하는 것이지, 어디에 도착하느냐가 아니다. 인간은 죽음 이외의 그 어떤 곳에도 도착하지 않는다." (사막의 도시) 130p


"난 빛을 뿜어내는 인간을 사랑한다. 그가 지닌 양초가 얼마나 두꺼운지는 별로 마음에 두지 않는다. 다만 그에게서 나오는 불빛을 보면서 나는 그의 가치를 음미한다." (사막의 도시) 135p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이 몇 가지 있는데요. 먼저, 제가 어린 왕자를 좋아하는데요. 여기에 인용된 구절은 모조리 다 친숙한 구절이었습니다. 제가 생각보다 어린 왕자를 구석구석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은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을 생텍쥐페리가 처음 한 말이었나요? 저는 몰랐습니다. 저는 사랑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느낌은 대충 오지만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었는데요. 위에 언급된 구절을 보고 그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생텍쥐페리에 의하면 같은 뜻을 가지고 서로를 도와 함께 걸어가는 것이 사랑이겠네요. '우리는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생텍쥐페리의 글은 촛불 같은 느낌입니다. 화려하고 멋있지는 않은데 묘하게 계속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마음이 허전할 때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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