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림

이반 크람스코이, 1872년, 황야의 그리스도

설왕은 2018. 10. 31. 20:06




이반 크람스코이는 러시아 화가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초상화입니다. 그는 그림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적 상태를 드러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작품 "황야의 그리스도"는 비평가들로부터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이 성경을 왜곡하고 반종교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톨스토이는 자신이 본 예수 그림 중 최고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합니다.  


이 그림에서 예수의 얼굴이 핼쑥하고 어둡습니다. 인류를 혹은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 혹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완수하려는 결단어린 표정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약간 넋이 나간 듯한 표정에 눈동자의 초점도 희미합니다. 고민하느라고 지친듯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예수의 표정만을 본다면 마치 배고픈 노숙자와 같은 얼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수가 그의 사역을 시작하기 전 광야에서 40일 간 금식할 때의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걸 먹어, 말아?'


예수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돌멩이 하나가 있습니다. 며칠을 굶은 그가 돌멩이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불경스럽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예수는 돌멩이를 보며 위와 같이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돌멩이를 떡으로 만들 능력도 있었습니다. 배고파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돌이 떡으로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40일의 금식이 끝난 후 사탄은 예수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이런 제안을 합니다. 


"이 돌을 떡이 되게 하라."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그것이 인간이 살기 위한 기본적인 욕구이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아니라면 마음껏 그 욕구를 충족시켜도 되는 것 아닙니까? 오랜 고민 끝에 예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람은 살기 위해서만 살아서는 안 된다."


크람스코이의 "황야의 그리스도"는 이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살기 위해서 살 것인가? 아니면 당신이 해야하는 일을 하기 위해 살 것인가?"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