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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이즈미 마사토_준비하고 많이 휘둘러라

설왕은 2024. 6. 6. 22:28

이 책의 부제는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이다. 이 책은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왠지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오히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가르쳐 주는 책이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어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고 돈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서 읽었다. 돈에 대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또 어떻게 하면 적당하게 돈을 벌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는데 읽기 딱 편하게 생긴 책이 눈에 띄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글은 소설 형식을 띠고 있다. 분명히 돈이나 부자에 대해 가르쳐 주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쓴 책이지만 소설로 되어 있으니 읽기 수월했다. 이 책을 다 읽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책은 세 개의 큰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부자의 질문, 부자의 고백, 부자의 유언이다. 이렇게 나눈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한 은행원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성공하는 듯하다가 결국 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돈이란 신용을 가시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결국 타인을 믿고 또한 타인에게 자신이 믿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돈이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부자가 되려면 자신의 그릇을 키워야 하는데 즉 이 말은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믿고 또한 자신이 더 믿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좋은 말이다. 아주 이상적인 말이어서 비판하기도 미안하다. 그러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세상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사기꾼들이 돈 버는 세상이 아니라 정말 신용 있는 사람이 돈을 버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제일 기억에 남고 또한 도움이 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자가 두려워하는 건 '돈이 늘지 않는 리스크'라네.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말은 언제나 똑같아. '무조건 해라', '좋아하는 걸 해라', 이건 하나의 진실이지. 하지만 이 말들은 사물의 한 면만을 말하고 있어. 
스스로 부를 일군 부자들은 한 가지 공통된 사고를 하고 있다네. 인생은 영원하지 않아. 그리고 인생에서 행운이란 건 손에 꼽힐 정도로만 와.
따라서 한정된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면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해.  (73)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이것이다. 크게 헛스윙을 할까 봐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헛스윙을 하면 창피할 것이 뻔하다. 그리고 힘도 크게 빠질 수 있다. 그런데 부자들은 헛스윙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쩌면 부자들은 부끄러움을 극복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는 그들을 참 존경할 만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늘 배워왔는데 부자들이 그런 사람이었다니 새삼스러운 사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들은 필요할 때와 갖고 싶을 때 돈을 쓴다고 주장한다. 대체로 그런 것 같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사람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무엇을 갖고 싶은지 파악해서 배트를 휘둘렀던 사람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의 필요와 바람을 유심히 살펴보고 그에 따라서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해서 돈을 번 것이다. 이런 점에서도 그들을 좋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었다는 거니까. 우리는 보통 자기 마음대로 자기 원하는 대로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 나에게 좋은 대가를 지불해 주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되는 거다. 그런 자세 자체가 별로 바람직하지 않고 그런 자세로는 부자의 그릇을 가질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다만, '절대'라는 건 없다는 걸 명심하게. 누구나 운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하고, 운이 나쁘면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세워도 실패하기 마련이야. 
하지만 운이 언제까지나 나쁜 사람은 없어. 자네도 돈에 대해 올바르게 행동하면 언젠가 꼭 성공할 걸세.
그러니까, 배트를 휘두르는 걸 그만둬서는 안 되네. (197)

 

 

저자는 이 자세를 끝까지 유지한다. 준비해서 배트를 계속 휘두르라고 말한다. 그러면 언젠가 성공할 수 있다고 말이다. 운이 없으면 아무리 잘 준비를 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이 위로를 준다. 실패는 누구 탓일까? 결국 실패한 사람의 탓이라고 몰고 가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성공에는 반드시 운이 따라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운이 없으면 실패하는 거라고. 하지만 배트를 많이 휘두르면 끝까지 헛스윙할 정도로 운이 나쁜 사람은 없다고 격려한다. 그 말도 맞는 말이다. 운이라는 것이 정말 운이라면 주구장창 운이 나쁠 수는 없다. 운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계속 휘두르라고 말한다. 어째, 부자에 대한 책을 통해 묘하게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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