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의 노트

[신학노트] 믿음이란 무엇인가? (마틴 루터)

설왕은 2019. 4. 18. 23:56


마틴 루터는 믿음의 주체에 대해서 강조합니다. 믿음의 기본 구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믿음은 믿음의 주체가 있고 믿음의 대상이 있습니다. 루터는 주체적인 믿음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루터에게 있어서도 믿음은 주체와 대상의 관계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복음서에 나온 예수의 행적에 대해 모두 믿는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예수가 물 위를 걷고 죽은 사람을 살리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고 부활한 것을 모두 믿는다면 그것이 정말 믿음일까요? 이런 믿음은 흔히 말하는 지적인 동의에 불과합니다. 마치 2+2=4라는 것을 믿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어떤 사실이 역사적으로 혹은 객관적으로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루터는 이런 믿음이 예수에 대한 믿음이지 예수를 믿는 믿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믿음은 믿음의 주체와 믿음의 대상을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믿음의 대상에 관한 것을 인정하는 것은 믿음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죠. 


루터는 바다와 배의 비유를 이용합니다. 배를 타면 바다를 건너갈 수 있습니다. 그것을 알고 인정하는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루터는 배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믿음은 직접 배를 타고 그 배로 바다를 건널 수 있다고 신뢰하는 것입니다. 참여해야 합니다. 믿음은 예수를 따르는 것, 예수를 통한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는 것을 반드시 포함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에 참여하고 예수의 제자로서 예수의 삶을 따르는 것이 믿음이지, 단순히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신뢰하고 혹은 누군가의 말을 신뢰하고 그 관계 속으로 혹은 그 약속을 믿고 그대로 행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또한 루터는 믿음은 결혼 반와 같다고 비유합니다. 예수와 관계 없는 믿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참여 없는 믿음은 믿음이 아닙니다. 전폭적인 신뢰와 참여를 요구하는 믿음은 강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상이 중요합니다. 


믿음은 개인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것이라고 생각되기 쉽지만 루터는 믿음은 하나님이 우리 속에서 일으키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믿음은 "우리를 변화시키며,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다시 태어난다"고 말합니다. (루터 저작선 중 "로마서 서문", 크리스챤다이제스트, 62)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낳습니다.





참고서적


Alister McGrath, Theology: The Basics  (Wiley-Blackwell: Malden, 2004)

존 딜렌버거 편집, 이형기 역, 루터 저작선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서울,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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