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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단 한 번의 영원한 경험_고정희 "겨울 사랑"

겨울 사랑 그 한 번의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고정희 "겨울 사랑" in 아름다운 사람 하나 (p. 89) 오래전에 잭 블랙이 주연으로 활약한 "스쿨 오브 락"을 봤습니다. 잭 블랙 특유의 유쾌함이 영화 전반에 흐르는 영화였습니다. 재밌었고 뭉클함도 있었고 음악이 들어가 있는 영화라서 귀도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하나 있었어요. 잭 블랙이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

시그리고시 2021.01.20

[세계단편소설] 안톤 체호프_귀여운 여인

안톤 체호프(1860-1904)는 러시아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입니다. 주로 단편 소설을 많이 썼고 후기에는 소설보다는 희곡에 주력해서 좋은 희곡을 많이 남겼다고 하는데요. 희곡에 친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가 남긴 "갈매기", '바냐 아저씨", "세 자매"와 같은 희곡들은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네요. "귀여운 여인"은 톨스토이의 극찬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목이 호기심을 끌죠? 귀여운 여인은 무엇이 그렇게 귀여워서 귀여운 여인이라고 불리었을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올렌카는 외모가 귀엽다기보다는 행동이 귀여운 사람입니다. 귀여운 이유는 일단 올렌카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인이고요. 또 사랑하는 사람에게 금방 동화되어서 사랑하는 사람의 직업과 관심사에 한없는 애정을 기울이는 여인입니다. 귀..

세계단편소설 2021.01.17

[베스트문장3] 임철우 "아버지의 땅"

저는 좋은 한국 소설을 찾고 있습니다. 찾기가 쉽지 않네요. 최근에 인기가 있는 소설은 아무래도 작가의 지명도에 기대어 있거나 사회적 이슈가 된 작품들이 많아서요. 좋은 작가의 작품은 대체로 좋기는 한데 항상 좋은 것은 아니고요. 개인적인 취향도 있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작가라도 저와는 안 맞을 수 있습니다. 또 요새는 좋은 작품이라서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열심히 팔아서 많이 팔리는 작품이 꽤 있습니다. 마케팅의 승리지요. 베스트소설이어서 읽어 보면 상당히 실망스러운 것들이 많습니다. 또 자극적인 것들이 인기를 끌 때가 많지요. 저도 사람인데 자극적인 것에 안 끌리는 것은 아닌데요. 자극적인 음식은 두고두고 자주 먹을 수는 없는 것처럼 자극적인 작품은 금방 질리기도 하고 곱씹어 볼 만하지는 않..

한국단편소설 2021.01.11

[신학노트] 하나님의 형상이란 무엇인가?

(창 1:26-27, 개정) 『[26]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의 형상이 무엇일까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서 사람이 창조되었다고 하니 하나님의 형상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사람이 다른 존재와 다른 특별함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하나님의 형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형상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일단 창세기 1장 26절을 보면 형상과 모양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히브리어로 형상은 첼렘, 모양은 데무트입니다. 뜻은 한국..

신학자의 노트 2021.01.06

[고전의세계]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에 너무 멀리 갔어_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 세 개의 문장으로 고전을 들여다봅니다. 노인과 바다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노벨상 수상작가 헤밍웨이의 대표작이죠. 그리고 다른 유명한 작품들보다 훨씬 짧아서 읽기도 수월합니다. "해는 다시 떠오른다", "무기여 잘 있거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마음을 굳게 먹어야 읽기 시작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저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고등학교 때 읽었는데요. 내용은 전혀 생각이 안 나고 그 책을 읽었던 기억만 납니다. "노인과 바다"는 읽지도 않았는데 줄거리를 알고 있습니다. 워낙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작품이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읽지 않는 작품이죠. 내용을 다 아는 소설을 읽는 것은 그다지 흥미로운 일이 아닙니다. 줄거리는 한 문장로도 요약할 수 있습니다. "노인과 바다"..

이 책 어때? 2021.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