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소설은 참 우울합니다. 신나는 일이 없었으니까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전후의 전쟁 같은 삶. 문학은 인간의 상상 속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니까 현실의 암울함을 훌쩍 털어버릴 만한 작품이 나올 수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현실에 발을 딛지 않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차라리 두 발을 다 현실 안에 제대로 내리고 나온 작품이라면 당시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라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 텐데, 일제강점기 시대의 작품은 그마저도 불가능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압제자는 없는데 사람들의 삶은 모조리 비참하죠. 괴롭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스스로 어디가 모자라서 괴로운 것처럼, 가해자 없는 피해자들의 비참함을 글을 통해서 보고 있는 것이 즐거울 턱이 없습니다. 황순원의 "별"은 1941년에 발표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