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실재에 참여합니다. 모호한 진술 같지만 실제 사례를 생각해 보면 금방 수긍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짜장면을 먹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짜장면을 먹을 때 그냥 아무 말 없이 먹는 것과 "맛있다"고 말하면서 먹는 것과는 다릅니다. 혹은 누군가로부터 "이 짜장면 진짜 맛있지?"라는 말을 들으면서 먹는 것과 그냥 먹는 것과는 다릅니다. 혹은 이런 말을 들으면서 먹으면 어떨까요? "이 짜장면의 면발이 너무 탱탱해서 마치 갓 잡아 올린 살아 있는 낙지의 다리를 씹는 것 같아." 이런 말을 들으면서 짜장면을 먹는 것과 아무런 말 없이 짜장면을 먹는 것과는 다릅니다. 똑같은 짜장면을 먹는 데도 말이죠. 기분과 느낌의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만, 언어로 인해서 인간이 자신의 감각으로 느끼는 실재에 대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