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림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거룩한 가족의 유월절(1856)

설왕은 2018. 12. 26. 06:00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는 이 그림에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첨부했습니다.


What shadow of Death the Boy's fair brow subdues.

Who holds that blood wherewith the porch is stained? 

소년의 넓은 이마는 어떤 죽음의 그림자를 제압하고 있습니까? 

누가 피를 가지고 현관에 칠하고 있습니까?



이 장면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단순합니다. 이 장면은 예수의 십자가 죽음의 복선이죠. 유대인들은 유월절에 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이집트에서 탈출한 날을 기념하고 기억했습니다.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모세는 파라오에게 열 가지 재앙을 내렸죠. 마지막 재앙이 파라오의 장자와 이집트의 모든 장자, 가축의 처음 난 것이 죽임을 당하는 재앙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죽음의 사신이 찾아오는 밤에 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름으로써 그 재앙을 당하지 않고 넘어간다(pass over)의 의미에서 유월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문설주에 피를 바르고 있는 사람이 바로 예수입니다. 지금 그는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고 있지만 나중에 그는 그 자신의 피로 그의 백성들을 죽음으로부터 건져낼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거룩한 가족의 유월절 (1856)

Tate Gallery, London


저는 처음에 이 그림을 보고 무릎 꿇고 있는 소년이 예수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설주에 피를 바르고 있는 아이는 여자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무릎꿇고 있는 아이가 예수라면 예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파악이 안 되어서 그림에 대해서 찾아봤더니 예수는 무릎꿇고 있는 소년이 아니라 양의 피를 그릇에 담아서 문설주에 바르고 있는 아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무릎꿇고 있는 소년은 세례 요한입니다. 예수의 신발끈을 묶어주고 있는 그림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여자는 마리아이고, 성인 남자는 요셉이 아니라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입니다. 세례 요한이 그의 아버지 사가랴와 함께 예수 가족의 유월절 의식을 도와주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의 표정이 진지하고 약간 슬퍼 보입니다. 유월절이 생명을 보존하고 자유를 얻은 날을 기념하는 날이라면 이들의 표정은 좀 더 밝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실제로 유대인들이 유월절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의식을 지켰을지 궁금하네요.


물론, 이 그림은 예수 십자가 죽음의 복선을 나타내기 위해 일부러 어두운 표정으로 그려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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