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림

달리, 십자가 성요한의 그리스도 (1951)

설왕은 2018. 10. 29. 15:20

십자가 성요한의 그리스도. 달리가 1951년도에 그린 작품이다. 작품을 그리는 데 걸리는 기간은 4개월 정도였다고 한다. 달리는 스페인 사람인데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에서 사서 그곳에서 전시되고 있다. 스페인에서 다시 사려고 하는데 스코틀랜드가 안 판다고 한다. 초현실주의 작가 달리가 예수를 그렸다는 사실이 좀 의외였다. 사실 우리에게 유명한 달리의 그림은 그가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짐작하기 어렵다. 그의 작품과 그의 삶은 그가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느낌을 팍팍 준다. 



위에 십자가는 역삼각형 형태의 구도 안에 예수의 머리가 중앙을 차지하도록 되어 있다. 삼각형은 기독교의 삼위일체 하나님, 즉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의미하고 예수의 머리가 그 중심이 되는 원 형태의 구조는 영원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다. 달리가 실제 그런 생각으로 그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식의 해석이라면 삼각형 구조는 무조건 삼위일체를 나타내고 원은 영원(eternity)를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내 생각에 이런 해석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구조 자체가 역삼각형의 불안정해 보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냥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앙에 예수가 있다는 것도 눈에 보이는 대로이다. 내 생각에는 달리가 불안정하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 만난 예수를 그린 것이 아닐까 싶다. 

 

달리는 십자가 성요한의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는 시를 읽고 이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제목이 "십자가 성요한의 그리스도"이다. 당연히 그 시를 아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8연으로 되어 있는 시인데 너무 기니까 1연과 8연만 보면,


- 1 -

어느 어두운 밤에

사랑에 타 할딱이며

좋을씨고 행운이여

알 이 없이 나왔노라

내 집은 이미 고요해지고


- 8 -

하릴없이 나를 잊고

님께 얼굴 기대이니

온갖 것 없고 나도 몰라라

백합화 떨기진 속에

내 시름 던져두고,


내용은 더 자세히 보면 할 말이 많겠지만, 간단히 보면 어두운 밤에 예수를 만나 걱정이 사라진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에 있는 조각배가 인상적이다. 예수가 설교할 때 자주 배를 타고 설교를 했는데 그걸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예수의 어떤 말씀을 통해 빛되신 예수를 만난 것 같기도 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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