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란 한낱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가 소설을 폄하하던 나에게 거의 유일한 예외가 되었던 소설은 황순원의 "소나기"였다. 이유는 잘 몰랐다. 그냥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하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고 느꼈던 감정은 아름다운 예술품을 보고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끌리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소나기가 올 때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온 주인공들이 뛰어다니는 상상을 하곤 했다. 나이가 좀 들어서 '글'을 계속 읽어야 했고 '글'을 읽다 보니 소설의 가치를 발견했다. 좋은 소설을 읽고 싶었으나 찾기가 쉽지 않았다. 소설은 많고 그중에 특이한 소설은 많으나 좋은 소설로 느껴지는 소설은 별로 없었다. 20세기에 나온 한국 소설은 좀 피하고 싶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