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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천명관 "숟가락아, 구부러져라"_바보의 이상한 집착, 그리고 무서운 결과

작가의 이름을 보고 왠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어디서 들어봤더라. 시인 천상병 때문에 그런가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 분이 바로 "고래"라는 유명한 소설의 작가입니다. 아마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봤거나 아니면 적어도 들어보기는 했을 것입니다. 제가 소설을 읽어보려고 인터넷에 "한국 소설 추천"이라고 검색하니 천명관의 고래를 추천하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고래는 2004년도 작품인데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았고 꽤 히트를 친 작품입니다.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고 했는데 대출하기 쉽지 않더군요. 그 말은 아직도 사람들이 즐겨서 보는 소설 중에 하나라는 거죠. 어느 날, 도서관 책장에 꽂혀 있는 "고래"를 발견했는데 겉표지가 너덜너덜했어요. 요점은 천명관..

한국단편소설 2019.12.19

[한국단편소설] 강신재 「젊은 느티나무」_아침 드라마의 시조새

#설왕은TV #강신재 #젊은느티나무 #추천과좋아요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는 아침 드라마의 시조새와 같은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내용은 제목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제목은 매우 점잖은데요. 내용은 매우 발칙합니다.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 사람은 고등학생인 숙희이고요. 숙희는 아빠 없이 엄마와 살고 있었는데 엄마가 재혼을 합니다. 그런데 엄마의 새 남편에게는 대학생 아들이 한 명 있고요. 숙희는 그 아들, 그러니까 의붓오빠를 좋아합니다. 두 사람이 몰래 서로 썸을 타다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하는 이야기입니다. 뭐 이런 뻔한 이야기를 소설로 썼을까 싶지만 이 소설은 1960년에 나온 소설입니다. 그 당시에는 꽤나 충격을 주었겠지요. 제목을 일부러 이렇게 지은 것 같습니..

한국단편소설 2019.12.16

몽상가의 연애 실패담_도스토옙스키 「백야」

제가 진짜 읽고 싶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은 「카라마조프네 형제들」입니다. 그러나 그 형제들은 너무 깁니다.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좀 짧은 작품이 없을까 찾던 중에 발견한 작품이 이 작품 「백야」입니다. 제목을 보면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백야는 밝은 밤이잖아요. 밤에는 보통 어두운데 하얀 밤은 흔하게 겪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특정한 지역 아니면 백야를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흔하지 않은 백야처럼 이 작품을 통해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백야는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으로는 정말 짧은 작품입니다. 그래도 저는 도스토옙스키 특유의 치밀한 심리 묘사와 같은 것을 기대했는데 그런 것과는 거리가 좀 멀었습니다. 저는 글을 읽으면 뭔가 좀 어색한 느낌을 계속 ..

이 책 어때? 2019.12.13

질투, 우습게 알면 둘 중에 하나는 죽는다_키르케와 스킬라

키르케(Kirke)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대표적인 마녀입니다. 고대에서는 보통 마녀를 어떻게 상상했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마녀는 늙고 얼굴이 험상궂고 못된 웃음을 짓는 여자인데요. 화가들은 키르케를 아름다운 모습으로 묘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이는 오른쪽에 있는 여인이 키르케고 왼쪽에 여인이 스킬라입니다. 얼핏 봐서는 두 사람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도 비슷하고 두 여인 모두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이는 평화로운 분위기와는 달리 키케로는 스킬라를 죽이려고 하지요. 정확히 말하면 죽인다기보다는 아름다움을 잃도록 바다에 마법의 독을 풀어 넣고 스킬라가 자연스럽게 빠지게 하였지요.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삼각관계였습니다. 글라우코스는 스킬라를 좋..

철학하나 2019.12.10

[한국단편소설] 박완서 "그 여자네 집"_세상에 사랑은 있는 거야

#아재소소4 # 아내에게 재밌는 소설을 소개합니다 #설왕은TV #박완서 #그여자네집 #세상에사랑은있는거야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아픈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시 들으면 들을 때마다 아픈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박완서 작가의 「그 여자네 집」을 읽으면서 이 소설이 제가 아는 그 아픈 이야기를 똑같이 반복해서 들려줄까 봐 겁이 났습니다.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여서 잊으면 안 되지만 역사를 잊으면 안 되지만 소설에서는 적어도 소설에서는 꼭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누군가는 기적 같이 살아날 수도 있고 위기를 피할 수도 있고 나쁜 놈들을 혼내 줄 수도 있잖아요. 꼭 그러기를 바라며 「그 여자네 집」을 읽었습니다. 박완서의 "그 여자네 집"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만득이와 곱단이의 사랑 이야기가 주..

한국단편소설 2019.12.09

모방 욕구와 폭력_르네 지라르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

르네 지라르,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 김진식 옮김 (서울: 문학과지성사, 2004) 표지가 무시무시한 이 책은 1999년에 나온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서 중 하나입니다. 변증이라는 말은 논리적으로 변호하여 증명한다는 뜻이죠. 다시 말하면 르네 지라르는 이 글을 통해 기독교가 옳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합니다. 대담한 시도입니다. 요새는 신학자들도 이런 시도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분명히 편협하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증명하고자 하는 것은 '신이 존재한다'라는 명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논리로 증명하기 불가능합니다. 4세기에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듯이 모조리 파악된 신은 더 이상 신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르네 지라르(1923-2015, 프랑스 아비뇽 출생)는 문학..

이 책 어때? 2019.12.07

[한국단편소설] 김인숙 "빈집"_남편의 이중생활

#설왕은TV #구독과 좋아요 김인숙 작가는 1963년에 태어나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1983년 조선일보의 신춘문예에 '상실의 계절'이 당선되어 등단하고 활동을 한 작가입니다. 저는 '빈집'이라는 작품을 통해 김인숙 작가의 글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소설을 즐겨 읽었던 사람이 아니었는지라 소설가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주 유명한 작가나 중고등학교 시절에 교과서에서 보았던 소설가 정도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소설에 관심을 가지면서 어떤 작가의 작품이 좋은지 탐색을 하게 되었죠. 잘 알려져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읽어 보고 싶기는 한데 박경리의 토지 같은 작품이요. 그런데 너무 길어서 일단 엄두가 안 났습니다. 저는 200에서 300쪽 정도 되는 장편 소설을 읽고 싶은데 어떤 작품..

한국단편소설 2019.12.06

[한국단편소설]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_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메밀꽃 필 무렵"은 이효석 작가(1907~1942)가 1936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세 사람의 장돌뱅이가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로 건너가는 길에 일어난 사건을 서술한 단편 소설입니다. 원제는 "모밀꽃 필 무렵"입니다. 이효석은 강원도 평창 출생이지만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성제국대학을 다니는 등 엘리트 교육을 받았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과 같은 작품을 보면 향토적인 정서를 물씬 풍기고 있어서 작가가 시골에서 유유자적하며 살았을 것 같지만 이효석은 서구 문화를 매우 즐겼다고 합니다. #설왕은TV #구독과 좋아요 이 작품은 줄거리를 아는 것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볼 때 이 소설에서 느껴야 하는 것은 분위기입니다. 달빛이 비치는 메밀꽃 밭을 가로질러 나귀를 타고 산을 넘는 세 남자의 모습을 상상해 ..

한국단편소설 2019.12.05

개성을 발휘하고 반론권을 보장하라_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설왕은TV #구독과 좋아요 밀의 자유론은 자유에 대해 말하는 책 중 가장 유명한 책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은 19세기의 학자로 자유론은 1859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이 나온 지 15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자유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책이 바로 이 책 "자유론"입니다. 저자나 책이 매우 유명하지만 저는 이 책의 제목이 너무 단조롭게 들려서 별로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꽤 오래전에 나온 책이라 시대에 뒤떨어진 책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미루다가 그래도 자유에 대해서 말하려면 이 책을 읽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최근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저는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저자가 학자로서 다..

이 책 어때? 2019.12.02

[한국단편소설] 파리를 사랑하십니까?_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

김승옥은 무진기행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무진기행은 아름답고 감수성이 넘치는 문장으로 유명합니다. 이 소설을 읽은 이유는 오롯이 무진기행 때문이었습니다. 무진기행과 같은 글을 기대하면서 읽었습니다. 무진기행처럼 지명 이름이 소설의 제목으로 나오고 또한 계절도 나오기 때문에 낭만적인 글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읽어 보니 작품이 매우 암울하고 현실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우연히 만난 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매우 짧고 강렬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요. 소설의 첫 부분은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의 서막을 올리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설명들이 장황하게 나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처음 만나는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대개는 잘 읽히지 않습니다. 낯선 사람과 ..

한국단편소설 2019.11.30

충격받았어요_이오덕 "우리글 바로 쓰기"

사실 이 글의 제목을 처음에는 '너무 충격적이다'로 하려고 했는데요. 생각해 보니 이 역시 좋은 문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이 책 덕분이지요. '너무 충격적이다'는 말에서 문제는 '적'입니다. '너무 충격이다'로 말해도 되는데 '적'을 붙이는 것은 좋은 글쓰기가 아닙니다. '적'을 붙이면 안 되는 이유는 첫째, 중국글자 말투입니다. '적'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주로 추상적인 뜻이나 동작, 상태 따위를 나타내는 서술성 한자어(漢字語) 명사 뒤에 붙어, ‘그런 상태로 된’, ‘그런 성질을 띤’, ‘그것에 관계된’ 등의 뜻을 더하여 관형사를 만드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중국글자에서 추상 명사를 관형사로 만들기 위해서 붙이는 한자가 바로 '적'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것을 그대로..

이 책 어때? 2019.11.28

삼위일체 하나님을 말하고 믿어야 하는 이유

삼위일체 교리는 논리적으로 모순입니다. 확실히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삼위일체 교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국 성공할 수 없는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삼위일체 교리를 열심히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지만 결국 "만약 무엇인가를 완전히 파악했다면, 그 대상은 하나님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삼위일체는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고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어떠한 존재도 신과 같은 존재는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설명하려는 삼위일체는 정확히 그 지점까지는 가지 못하고 그 주위만을 맴돌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말해야 합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유일신 하나님과 다른 의미를..

신학자의 노트 2019.11.27

[길벗설교10] 문을 여는 사람_요한복음 4:3~18

본문: 요한복음 4:3~18 『[3] 유대를 떠나사 다시 갈릴리로 가실새 [4] 사마리아를 통과하여야 하겠는지라 [5] 사마리아에 있는 수가라 하는 동네에 이르시니 야곱이 그 아들 요셉에게 준 땅이 가깝고 [6] 거기 또 야곱의 우물이 있더라 예수께서 길 가시다가 피곤하여 우물 곁에 그대로 앉으시니 때가 여섯 시쯤 되었더라 [7] 사마리아 여자 한 사람이 물을 길으러 왔으매 예수께서 물을 좀 달라 하시니 [8] 이는 제자들이 먹을 것을 사러 그 동네에 들어갔음이러라 [9] 사마리아 여자가 이르되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 하니 이는 유대인이 사마리아인과 상종하지 아니함이러라 [10]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 하..

짧은 설교 2019.11.24

소설쓰기 길잡이_프리츠 게징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이 책은 일반적인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 아니라 어떻게 소설을 쓰면 되는지 알려 주는 책입니다. 400쪽이 넘는 책에 저자가 소설 쓰기에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책의 분량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책을 좀 더 얇게 만들고자 했다면 설명과 더불어 여러 가지 예를 다룬 것의 내용을 줄였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소설 쓰는 법을 설명한 것도 이 책의 장점이지만 이 책의 제일 큰 장점은 정말 실제로 소설을 쓸 때 기억해야 할 주옥 같은 조언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래에 기억할만한 조언들을 죽 인용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 먹었던 것 중 하나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 책 어때? 2019.11.22

[철학노트] 정언 명령이란 무엇인가?_칸트의 정언 명령과 가언 명령

칸트의 정언 명령은 "그대가 하고자 꾀하고 있는 것이 동시에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도록 행하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은 정언 명령이 아니라 '정언 명령의 형식 원리'입니다. 이 문장 자체가 정언 명령이 아니라 정언 명령을 만드는 형식 원리라는 말입니다. 칸트가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라는 책에서 정언 명령의 형식 원리와 내용 원리를 나누어서 설명하는데, 위의 문장은 형식 원리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정언 명령은 일단 우리말 번역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정언(定言)은 "어떤 명제나 주장, 판단을 가정이나 조건을 붙이지 않고 단정하여 말함"을 의미합니다. 영어로는 Categorical Imperative로 나와서 한글로 봐도 영어로 봐도 어떤 느낌이 딱 오지 않아서 좀 더 찾아봤습니다...

철학하나 2019.11.22

[주기도문] 0_2/4_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_우리 아빠

우리 아빠 주기도문에서 아빠 다음 단어가 바로 ‘우리의’라는 소유격 단어입니다. 쉽게 번역하자면, 주기도문은 ‘아빠, 우리 아빠’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죠. 여기서 기억해야 할 사실은 주기도문은 개인기도가 아닌 공동기도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주기도문으로 기도하면 주기도문의 정신에 어긋날까요? 아닙니다. 주기도문은 개인이 홀로 기도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기도문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주기도문을 하더라도 공동체와 분리된 단독자로서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개인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아빠’라는 표현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매우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입니다. 우리에게 엄마는 항상 ‘우리 엄마’, 아빠는 항상 ‘우리 아빠’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

고양이는 봄이 맞습니다_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

봄은 고양이로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왠지 최근에 썼을 것 같은 시입니다. 요새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이 정말 많잖아요.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이 시는 약 100년 전에 지은 시입니다. 이 시는 시인 이장희가 1924년에 쓴 작품입니다. 이장희는 1900년에 태어나서 2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는 시인이 24세에 지은 작품입니다. 이장희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폐쇄적인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봄의 향기, 봄의 불길, 봄의 졸음, 봄의 생기를 고양이의 ..

시그리고시 2019.11.21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은 왜 서로 혐오할까?

참고서적: 1. 김득중 "복음서의 비유들" (서울: 컨콜디아사, 1987), 238. 2. 위의 책에서 인용한 책: Stein, Parables, pp. 76-77.; J. M. Ford. My Enemy is My Guest: Jesus and Violence in Luke, pp. 80-83. 첫째, 사마리아인은 혼혈이 많았습니다. 기원전 8세기에 북이스라엘이 멸망하면서 사마리아에 살던 많은 사람이 아시리아로 포로로 끌려갔고 또한 아시리아 사람들이 사마리아로 와서 살게 되었습니다. 문화와 종교도 섞이게 되었고 또한 사마리아에 살던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의 결혼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혼혈이 많이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남쪽 유대 왕국의 사람들은 북쪽의 사마리아인들이 혼혈이 되었다는 이유로 배척..

신학자의 노트 2019.11.20

[주기도문] 5_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란 무엇인가?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용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니면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처벌을 원하지 않고 눈감아 주는 것이 용서일까요?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범죄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강도들의 타깃이 될 것입니다. 도둑들은 제집 드나들 듯이 그리스도인의 집에 찾아올 것입니다. 명백한 범죄 행위는 처벌하는 것이 맞습니다. 불의를 대해선 분노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범죄자에게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은 정의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범죄에 대한 처벌을 부정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해선 안 됩니다. 이것은 범죄자의 논리입니다. 이런 논리에서는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왜 용서 못하냐?”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그런..

'그리스도'의 의미

왜 '예수 메시아'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일까요? 그리스도는 헬라어입니다. 히브리어 메시아를 헬라어로 번역한 말이 그리스도입니다. 의미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기름부음을 받는 사람은 크게 왕, 선지자, 제사장 이렇게 세 종류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는 주로 왕에게 사용되었던 말입니다. 기름부음을 받는 것은 일종의 의식이었습니다. 이때 사용되었던 기름은 올리브기름이었고 기름으로 문지르거나 머리 위에서 부어서 흘러내리게 했습니다. 기름부음을 받았다는 것은 하나님에 의해 특별하게 선택받아서 사용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리하면 그리스도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이고 하나님으로부터 공인된 왕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에 의해 선택받은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을 '메시아'(기름부음 받은..

신학자의 노트 2019.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