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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갈 때 가방에 넣어갈 책: "연금술사" , "여행의이유"

여행은 체력 소모가 심합니다. 하루 종일 걸어야 할 때도 있고요. 뜻하지 않은 실수로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될 때도 있습니다.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걸었다면 그 시간이 30분밖에 안 되더라도 지치게 됩니다. 아니면 사람이 많은 지하철을 타고 오랜시간 시달렸다면 그 또한 힘든 일이죠. 술을 마시거나 밤늦게까지 쇼핑을 하면 모를까 보통 여행은 저녁 시간 정도 되면 그날의 여행은 정리를 해야 할 시점이죠. 만약에 내일의 일정이 완전히 정해져 있다면 저녁을 먹고 잠들기 전까지는 여행의 빡빡한 스케쥴 속에서 자유 시간을 누리게 됩니다. 이 자유 시간에 읽을 만한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한 권은 파울로 코넬료가 지은 연금술사이고요, 다른 한 권은 김영하가 지은 여행의 이유입니다. 두 책 다 유명한 책인데요. 베스..

이 책 어때? 2019.09.03

여행하기 위해 여행하라_김영하 "여행의 이유"

저는 베스트셀러를 잘 읽지 않습니다. 베스트셀러는 많이 팔렸다는 뜻이지 좋은 책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좋으니까 많이 팔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상품이 어떠한 품질을 가지고 있느냐를 떠나서 그냥 어떤 상품을 잘 파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나 조직, 기업들이 있습니다. 온갖 포장을 다해서 상품을 팔지만, 실제로 그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가지는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살아남은 고전의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품질을 검증받는 경우이지만 지금 현재에 마구 팔리는 책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그래서 베스트셀러에 대한 저의 느낌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팔린 책이 아니라 억지로 팔리고 있는 책이라는 그런 느낌입니다. 서점에서 들러서 김영하의 "..

이 책 어때? 2019.08.26

더 이상 삼천포로 빠질 수 없다

"삼천포로 빠지다."라는 표현은 참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삼천포일까, 그 유래가 어떻게 되는지 찾아봤는데 여러 가지 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삼천포로 빠지다"라는 표현은 더 이상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지역 비하 발언이라고 하네요. 아무래도 삼천포에 사시는 분들은 이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또 흥미로운 사실은 삼천포라는 지명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삼천포가 사천으로 통합이 되면서 삼천포라는 지명은 공식적으로 사라진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도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기는 하겠지만요. (삼천포라고 하면 사천시의 동쪽 지역을 일컫는 말로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삼천포가 공식적으로 없어진 지명이지만, 삼천포로 빠진다는 표현은 지역 ..

철학하나 2019.08.20

[신학노트] 무에서 창조 (creatio ex nihilo)

먼저 "무로부터의 창조", "유로부터의 창조"라는 말 자체에 대해 한 마디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로부터의'라는 조사는 일본말 표현에서 온 것입니다. 우리말로 할 때는 매우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실제로 발음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로부터의 창조", "유로부터의 창조"보다는 '무에서 창조', '유에서 창조'를 쓰는 것이 발음하기도 좋고 원래뜻에서 벗어나지도 않습니다. 무로부터의 창조의 반대는 유로부터의 창조입니다. 유로부터의 창조 개념에 대한 반발로 무로부터의 창조 교리가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이 기존의 존재하는 물질로부터 창조되었다는 개념은 그리스 철학의 개념입니다. 플라톤은 세계가 선재하는 물질로부터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악이나 죄는 질서의 부족으로 이해되었습..

신학자의 노트 2019.08.19

[신학노트]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마 6:33, 개정)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아마 기독교인이 가장 많이 듣는 성경 구절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인데요. 노래도 있습니다. 노래로 지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말씀이라는 뜻도 되겠지요. 그런데 많이들 오해되고 있는 말씀이 이 말씀입니다. 일단, 궁금한 것은 두 가지일 수 있습니다. 첫째, 그의 나라, 둘째 그의 의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지만, 이 글에서는 "그의 의"에 대해서만 다루겠습니다. "그의 의"가 헷갈리는 이유는 문맥상 '의'가 '뜻'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도 이 말씀을 듣거나 혹은 이 말씀으로 되어 있는 노래를 부를..

신학자의 노트 2019.08.16

사람은 다 외로워_헨리 나우웬 "상처 입은 치유자"

[책리뷰] 헨리 나우웬 "상처 입은 치유자" 제목: 사람은 다 외로워 "상처 입은 치유자"는 1972년에 나온 헨리 나우웬의 책입니다. 오래된 책이죠.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나온 것은 1997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2005년이었고요. 신학을 공부하면서 두어 번 더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가 2006년 정도였습니다. 처음 읽을 때도 재미있고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깨달은 바도 있었고, 이 책 덕분에 제 마음에 깊이 새겨진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환대(Hospitality)"입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가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을 한 단어로 말하면 바로 환대입니다. 이 책은 사역자를 위한 책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목사님들을 위한 책이죠. "목사는 어떤 목사가 되어야 하는가?..

이 책 어때? 2019.08.15

[신학노트] 거룩한 하나님과 거룩하지 않은 인간

거룩이라는 개념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개념 중에 하나입니다. 거룩하다라는 말을 사람들은 도덕적인 고결성 정도로 이해할 때가 많습니다. 거룩한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이런 이해에 따르면 도덕적으로 올바른 삶을 사는 사람이 거룩한 삶을 산다고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거룩함이라는 것은 도덕적으로 완전한 삶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이 가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도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다시금 직면해야 합니다. 도덕적인 삶, 윤리적인 삶이 무엇인지 우리는 다시금 정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도덕이라는 것도 정의하기 힘든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도덕적으로 올바른 삶의 기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게 되는 경우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아무도 도덕..

신학자의 노트 2019.08.11

[신학노트]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성부수난설과는 다릅니다. 물론, 의미상으로는 거의 비슷한 말입니다. 전자는 한글 표현이고 후자는 한자표현이네요. 성부수난설은 기독교의 정통교리가 아닙니다. 이단으로 배척받는 교리입니다. 하지만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재조명받고 있는 표현입니다. 성부수난설이 이단으로 배척받는 이유는 단순하게 말하면 이 이론은 삼위일체론을 배격하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론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것은 또 신봉합니다. 그러면 예수가 곧 하나님인데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는 말은 곧 하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희한한 결론이죠. 이는 20세기에 유행한 신죽음의 신학과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성부수난설에 따르면 신은 죽..

신학자의 노트 2019.08.02

[신학노트] 속죄론의 구분

속죄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틸리히는 이를 객관적인 유형과 주관적인 유형으로 나눕니다. 1. 아울렌의 승리자 그리스도 이론(객관적 유형), 오리겐의 속죄론과 유사 하나님과 사탄 사이의 우주적 전투 사이에서 인간은 죄를 짓고 사탄의 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셨고 그리스도는 무죄한 자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사탄은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이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고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사탄으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성서에 보면 그리스도가 사탄으로부터 승리했다는 구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오리겐의 주장은 이러한 성서 구절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아울렌의 승리자 그리스도론도 하나님과 사탄의 우주적 전투에서 그리스도가 최종 승리한 것을 객관적으로 주장하는..

신학자의 노트 2019.07.31

[신학노트] 중생과 칭의, 그리고 구원

중생과 칭의라는 말 자체가 어렵습니다. 중생은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이고 칭의는 의롭다 여김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어로는 중생은 Regeneration 칭의는 그냥 Justification입니다. 우리말과 완전히 같은 뜻을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지속된 논쟁 중의 하나가 디시 태어남이 먼저냐 아니면 의롭다 함이 먼저냐 입니다. 두 가지 주장 다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 습관에도 문제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 "너 정말 이제 새롭게 거듭나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 말에는 거듭남에는 자신의 의지와 행동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처럼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래 다시 태어남의 의미는 태어남..

신학자의 노트 2019.07.28

니 마음대로 살아라_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2013년에 지은 유시민의 책입니다. 책의 앞날개에 저자 소개에 보면 그의 나이가 55세라는 사실이 맨 먼저 등장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책으로 펴낸 것 같습니다. 나이가 쉰다섯 살이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주제보다는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는 식으로 책을 쓰는 것이 어울릴 것 같은데요. 그는 이제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지 이 책을 통해서 그 결심을 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책표지부터 볼까요? '이보다 단순할 수는 없다. 이보다 더 깔끔할 수는 없다.' 이런 느낌입니다. 정말 성의가 없다고 느낄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는 책표지입니다. 저자의 명성에 기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저자의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인지, 판단할 길은 없지만 참으로..

이 책 어때? 2019.07.27

[신학노트] 하나님 나라의 의미_폴 틸리히

하나님 나라의 의미에 대해 신학자 폴 틸리히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설명합니다. (폴틸리히 조직신학 V, 97-98) 1. 정치적인 의미 정치적인 의미로서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 영역이 아닌 하나님의 통치력 자체를 의미합니다. 새로운 하늘과 새로운 땅으로서 새로운 현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의 정치적 의미는 우주적 상징으로 변형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은 왕으로서 상징화되는데 이는 특별한 정치적 제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왕'은 하나님 나라의 중심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사용될 뿐입니다. 틸리히는 하나님 나라의 왕은 이중적인 상징화라고 표현합니다. 2. 사회적인 의미 사회적인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는 평화와 정의의 관념을 포함합니다. 이 의미는 정치적인..

신학자의 노트 2019.07.26

[철학하나] 시간 구조의 파악

"화음을 이루는 불협화음이라는,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른 시간 구조는 반성적 사유의 차원에서 몇몇 역설적인 특징들을 전개하며, 행동의 현상학이 사실상 그에 대해 개략적인 첫 밑그림을 제공한다. 미래의 시간, 과거의 시간, 그리고 현재의 시간이 아니라 세 겹의 현재, 즉 미래의 일들의 현재, 과거의 일들의 현재, 그리고 현존하는 일들의 현재가 있다고 말함으로써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에게 행동의 가장 원천적인 시간 구조를 연구하는 길을 가르쳐주었다." (폴 리쾨르, 시간과 이야기 1권, 139-40) 리쾨르에 따르면 아아구스티누스의 시간 해석은 과거의 현재, 현재의 현재, 미래의 현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도 현재의 관점으로, 미래도 현재의 관점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철학하나 2019.07.25

[철학하나] 시시포스의 신화 (시지프스의 신화)

시시포스는 코린토스의 왕이었습니다. 그는 매우 탐욕스럽고 사기꾼 기질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여행객들과 손님들을 함부로 죽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는 없었는데요. 시시포스는 제우스가 아이기나를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아이기나는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이었습니다. 아마도 제우스는 시시포스에게 이 사건을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말라고 당부를 했고 시시포스는 그러겠다고 대답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시포스는 제우스를 배반합니다. 강의 신 아소포스가 아이기나가 어디로 갔는지 알려 주면 고린토스의 아크로폴리스에 샘이 나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에 시시포스는 비밀을 누설합니다. 당연히 제우스가 이 사실을 알고 열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시켜서 시시포스를 쇠사슬로..

철학하나 2019.07.25

[책리뷰] 카뮈 "시지프 신화"

카뮈의 시지프 신화는 그 스스로의 철학과 문학에 여러 가지 단상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짧은 여러 개의 글이 모여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긴밀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제의 통일성이 있습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과 주인공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있고, 사회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한 그의 분석도 있습니다. 특별히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이슈는 자살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살과 사회 부조리 사이의 관계성이라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카뮈의 날카로운 분석과 독특한 견해가 아주 돋보이는 책입니다. 특별히 맨 마지막 글인 시지프 신화는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지프는 신들로부터 형벌을 받았습니다. 산꼭대기까지 돌을 굴려 올리..

이 책 어때? 2019.07.24

[책리뷰] 다미앵 클레르제-베르노 "무력할 땐 아리스토텔레스"

"이렇게 우리는 모든 것을 희생할 수도 있다. 건강, 명성, 풍요로운 생활의 안락함...... 우리가 이런 포기 속에서 계속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는 한에서는 본질적인 것은 무사하다. 사막의 고행자가 모든 것을 신의 이름으로 포기했다면 그는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행복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 충분하며 우리 삶을 완전히 정당화한다. 이렇게 해서 행복하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지." (48-49p) 이 책의 제목이 재밌다. 무력할 땐 아리스토텔레스라... 금욕을 주장했던 스토아주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행복 추구 욕구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학자들의 책을 읽다보면 결국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가 애매하게 말할 때가 많다. 좋게 말하면 너무 함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

이 책 어때? 2019.07.23

[책리뷰] 후설의 현상학과 현대문명 비판

1935년에 후설이 오스트리아 빈문화협회에서 강연한 내용 "유럽 인간성의 위기에서 철학"이 1부, 대영백과사전의 현상학 항목에 대한 후설의 설명을 한 권으로 묶은 책입니다. 후설 선생님이 1859년에 태어났고 1938년에 돌아가셨으니까 교수 은퇴하시고 돌아가시기 3년 전에 강연한 내용입니다. 따라서, 후설의 사상이 전반적으로 잘 녹아 들어가 있는 강연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후설은 강의를 잘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논지가 아무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읽기 그 뜻을 파악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나 역시 유럽의 위기는 길을 잘못 들어선 합리주의가 원인이라고 확신한다." (74p) 이 책을 편역한 저자는 각주에서 '길을 잘못 들어선 합리주의'란 '물리학적 객관주의"를 의미하며..

이 책 어때? 2019.07.20

[책리뷰]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좁은 문으로 유명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입니다. 한 페이지 분량의 자신의 생각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젊은이에게 주는 격언집 형식입니다. 어떤 부분은 그냥 일기 같기도 하고요. 지드는 나타나엘이라는 젊은이를 부르면서 말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통일된 주제 같은 것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다지 그런 통일성이나 일관된 주제 같은 것은 없습니다. 아마, 지금 이런 책이 나왔다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책으로 묶어냈나 싶은 그런 형식의 책입니다.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책의 서문에 나온 첫 번째 문장과 나가는 글의 처음 부분입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나의 이 작은 책에 씌어 있는 그 어느 내용보다도 그대 스스로가 모든 것에 깊은 관심과..

이 책 어때? 2019.07.12

[책리뷰] 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 "도스토옙스키, 지옥으로 추락하는 이들을 위한 신학"

처음에는 이 책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읽었을 때도 잘 파악이 안 되었습니다. 세 번째 읽으니 이해가 좀 되더군요. 칼 바르트가 왜 이 책이 아니었다면 로마서 강해의 초고를 쓸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읽었을 때 이해를 할 수 없었던 이유는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잘 몰랐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죄와 벌'을 읽어본 적은 있으나, 탁월하고 세밀한 심리묘사는 10대 청소년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었습니다. 너무 세세한 심리묘사로 인해 지루함을 느꼈으니까요. 하나의 살인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두꺼운 책을 썼다는 것이 경이로웠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그토록 복잡한 것임을 잘 알지 못했던 어린 나이에 너무 심오한 작품을 읽어서 ..

이 책 어때? 2019.07.09

[책리뷰]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1930)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이 쓴 『행복의 정복』(Conquest of Happiness)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제목이 정말 러셀다운 면이 있습니다. 허세가 조금 낀 자신감이 묻어 납니다. 저자 서문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내가 이 책을 쓴 것은 이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상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독자들에게 내놓은 비결은 직접 경험을 통해 확인한 것들이며, 이 비결대로 행동할 때마다 나는 더욱 행복해졌다. 지난 세기 최고의 지성인 중의 한 사람인 러셀이 자신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쓴 "행복의 정복"은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특별히 러셀은 수많은 젊은이들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쓴 것 같습니다. 이 책은 ..

이 책 어때? 2019.05.11